약값 비싸면 일단 의심해보자
고대부터 만병통치약은 모든 사람의 꿈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수은과 유황 등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불사의 만병통치약을 만들려고 시도했다. 동양에서는 이를 도사라 칭하고 서양에서는 이들을 연금술사라 불렀다. 순은과 유황을 가지고 금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친 이들에 의해 연금술이 발전되어 오늘날 화학의 기초가 이루어지고 제약기술의 진보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들은 꿈을 이루지 못해 생계가 어려워지면 어쩔 수 없이 효능이 불문명한 가짜 만병통치약을 가지고 거리에 나섰다. 수천 년 동안 사람을 속이고 속는 일이 계속되어왔다. 그래도 옛날의 가짜 약장사들은 낭만과 꿈이 있었고 당시의 사람들은 즐거이 속아주고 그러는 가운데 어리석음에서 깨어나 올바른 지식을 갖게 됐다.
현대에는 만병통치약에 가까운 여러 가지 약물이 있다. 해열진통제로 널리 쓰이는 아스피린은 100여 년 전에 버드나무의 껍질과 잎에서 추출한 것이다. 그러다가 같은 성분의 화학구조를 알게 되고 인공적으로 합성을 하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많은 사람을 열과 두통에서 해방시켰다.
세균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해준 대표적인 항생제 페니실린은 불과 80년 전에 곰팡이로부터 우연히 발견되었다. 지금은 부작용이 적고 더 효과가 우수한 여러 가지 항생제가 공장에서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다. 각 제약회사들은 앞다투어 식물, 미생물, 버섯 같은 균류, 광물질 등에서 효능이 있는 각종 약물을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부작용을 최소로 하여 약을 마음대로 다스리는 자가 승자가 되는 새로운 경제전쟁의 전쟁터가 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도 당뇨병, 고혈압, 암도 완치시키는 만병통치약이라며 약에 무지한 서민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가짜 약장사가 있다. 이런 약이 개발된다면 당장에 제약회사에 특허를 팔아 노벨상감에다 재벌이 될 텐데 말이다.
옛날에는 원숭이의 재롱과 나팔소리로 대중을 현혹했지만 현대에는 유인물, 광고, 대중 강연, 다단계 판매 등으로 대중을 현혹한다. 막강한 조직력을 갖고 약에 적용되는 법망을 피해 건강보조식품이나 건강에 좋은 차라는 허울을 쓰고 서민에게 접근한다.
이런 가짜 약의 부작용 등 실상을 아는 의사들도 이들의 보복이 두려워 감히 공개적으로 이들을 공박하기도 어렵다. 독자 여러분은 약값이 비싸면 일단은 가짜 만병통치약이 아닌지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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