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이 병에 걸렸다고 생각될 때 어떻게 하여야 할지 대부분은 당황하게 될 것이다.
내과에서 환자 스스로가 병원을 찾게 되는 일은 대게 감기나 배탈 정도이다.
생활양상이 변하면서 질병도 변하고 있다. 통증이나 조기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암, 동맥경화, 간질환 같은 만성 성인병으로 죽게 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도 아직 유치원에서는 열이 나고 배가 아프면 병원을 찾는 것으로 가르치고 있다. 현대의 성인병을 이런 식으로 대처하면 병이 너무 깊어져서 치료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몇 년 전에 개인사업을 하는 40대의 한 남자분이 피로감을 호소하며 필자를 찾아왔다. 음주를 꽤 하는 편이어서 간의 이상이 의심되어 간 검사를 하였다. 검사는 정상이었다.마침 이곳에서 간 기능 검사를 한 적이 있어서 검사성적을 비교해 보았더니 보통 GOT, GPT라고 불리는 간 효소치가 정상범위에 있었지만 6개월 전보다는 두배 가량 증가해 있었다. 1개월 후에는 정밀 검사를 할 계획이었다. 한데 이분은 소식이 없다가 9개월 만인 얼마 전에야 다시 필자를 찾아온 것이다. 이미 완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만일 권고대로 따라 주었다면 조기발견으로 치료가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사례 외에도 병이 걸렸는데도 진단을 받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전혀 의학에 문외한인 주변 친지의 권고로 약을 사 먹어 본다든지, 보약을 먹어 본다든지 다른 민간처방을 하여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증상이 일시 좋아진다고 해서 원래의 병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위암도 위궤양 치료제로 증상이 일시 좋아질 수 있다.
약간이라도 신체의 이상을 느끼는 경우는 당황하지 말고 우선 의사와 상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특히 회사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후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 검사를 형식적이라고 생각해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간단한 검사에도 이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또 고지혈증이나 지방간, 초기 고혈압, 초기 당뇨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실제보다 심하지 않은 것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방금 전에 중환자실에서 진료하던 환자에게 사망선고를 하고 온 의사가 아직 5년-10년 후에 죽을지도 모르는 환자에게 아직은 괜찮다고 말하게 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럴 때 환자는 근처의 가까운 의원의 전문의를 찾아 조기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말기 중환자가 득실대는 대학 병원에서는 환자 취급을 못 받을 수 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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