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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L Aug 26. 2017

과로사 이야기 1.

언제부터인가 '과로사'라는 질병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사실 과로사는 의학교과서에는 없는 질환이다. 음식과 생활의 변화가 만들어 낸 현대병인 것이다. 흔히 옛 속담에 '부자 몸조심' 이란 말이 있다. 어렵게 돈을 모아 부자가 되고 나니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는 데서 나온 말일 게다. 비교하기가 조금 뭣하지만 수의사들은 애완견에게 고기를 많이 먹이면 오래 살지 못하니 주의하라는 말을 한다.


전혀 별개로 보이는 이런 일들이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의학적으로는 답이 의외로 간단하다. 이들의 배후 중 하나에는 동맥경화증이라는 무서운 질병이 숨어 있는 것이다. 동맥경화증은 원래 날씬한 젊은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노인과 부자의 병이었다. 필자가 어렸던 60년대에만 해도 한 달에 2~3번 정도 고기를 먹을 수 있어도 잘 사는 축에 속했다. 그래서 배가 불룩 튀어나온 '사장님 배'를 가진 사람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생활수준이 향상된 요즘에는 바로 이 같은 영양과잉과 운동부족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동맥경화증은 동맥 혈관 내에 끈적한 기름 찌꺼기가 끼어 벽이 두터워지고 탄력을 잃어 잘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병.


 뇌혈관에 생기면 중풍이 생기고 심장혈관에 생기면 협심증이나 심장마비, 또는 심장 일부가 썩는 심근경색증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이 병은 갑자기 나타나고 그 이전까지는 전혀 징후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무서운 질환이라 하겠다.


19세기 말 독일의 의사 비르효가 이병을 처음 발견했을 때만 해도 이 병은 세균에 의한 것이나 암의 일종으로 추측했었다. 그 후 의학자들이 이 병에 걸린 환자에게서 콜레스테롤이라는 지방질이 혈관벽에 다량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특히, 1,2차 대전을 통해 세계 최고 부국으로 성장한 미국에 이런 환자가 많다. 미국 영화를 보면 심장마비로 심장마사지, 즉 인공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을 많이 보게 된다. CDC의 Heart Disease Facts에 따르면 대식가가 많은 미국의 경우 4명 중에 한 명이 심장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2017년도 평균수명을 보면 미국인은 여성은 81세, 남성은 76세, 소식을 하는 일본인은 여성은 87세, 남성 81세로 무려 6년이나 차이가 난다. 


과로사..'죽도록 일하면 진짜 죽는다' 

이미 영양과잉과 운동부족으로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끊임없이 노예처럼  죽도록 일만 하다보면 진짜 죽을 수 있다. 성공은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다. 결국 과로사로 죽을 거라면 왜 그렇게 악착같이 죽도록 일을 해야 한단 말인가. 적당히 일을 하고 적당히 운동하고 적당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한국의 열약한 근로환경에서는 꿈같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의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적당함을 지키는 사람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수 없다. 





#애경내과 #신도림역내과 #구로동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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