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1999년, 미국 노화방지 학회(A4M)에 참석했을 때 학회 회장 닥터 클라츠는 기조연설에서
"여기 앉아계신 참석자 중에서 1/3은 100세 이상 살게 될 거다."
라고 하였다.
"노화방지 학회라고 뻥이 너무 심하군. 솔직히 믿기지 않아! “라고 생각했다.
귀국해서 70세 이상으로 "다 살았다."는 말을 하는 어르신 환자 분들에게
학회 다녀온 얘기를 전하며 "그러니 건강관리 잘하세요.”라고 잔소리를 하였다.
생각해 보니 이 학회를 다녀온 것이 거의 20년 전인데 잔소리를 했던 어르신들
절반 이상 단골환자로 건강하게 지내신다.
지금 같아선 20년 후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거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명이 얼마나 늘어나고 앞으로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수 천 년간 전통적으로는 60세가 되면 오래 살았다고 환갑잔치를 하였다.
내가 젊었던 불과 30-40년 전에는 기대수명이 환갑이었는데 이제 환갑잔치하면 웃음거리가 되었다.
건강 100세를 추구한다고들 얘기했는데 최근 수 십 년 간 예상수명이 계속 늘어나 대한민국은
기대수명이 어느덧 90세를 넘는 세계 최장수국이 되었고 의료 수준은 세계 최강의 수준이 되었다.
현 60대 이상 연령층은 최근 100년간 살아생전 수 천 년 역사상 처음 겪는 문명의 발전을
이제 세계에서 가장 앞서 경험하고 적응하게 되었다.
어려서는 나무를 때서 가마솥에 밥해먹던 거의 석기시대인 같은 생활을 하다가
화석연료를 쓰는 산업혁명시대를 거쳐 정보화시대, 그리고
현재는 A.I의 등장으로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서 있어 참고할 선례가 없는 입장이다.
통상 인간이 120세 이상 살기는 어렵다고 보는 게 현재 정설이다.
그러나 문명과 의학이 더 발달하면서 수명연장은 현재 진행형으로 답이 틀렸을 수 있다.
동물원 사자가 (야생 수명 10년 x 문명 효과 2.5배 = 기대수명 25년)이라면
인간도 (전통 생활 수명 60세 x 문명 효과 2.5배 = 기대수명 150세) 일 수 있다.
최근에는 30년 이내에 인간의 수명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예측까지도 나온다.
그러나 오래 살게 되었다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선다.
기성세대들은 노령인구증가와 인구절벽 등 예측 못했던 새로운 변화에 수 십 년 전에 배웠던
낡은 지식으로는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다.
벌써 몇 년 전에 신문지상에서 미국에서 2030-50년에 의료산업이
GDP의 40%가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 보도를 본 일이 있다.
고가의 인공장기나 비싼 신약들 때문이다.
이 예측이 옳다면 정부는 산업전략을 대폭 수정해야하고
국민들은 대략 평균 평생수입의 40%이상의 노후자금마련이 필요하다.
150세로 수명연장이 된다면 당장 의료비 부담을 줄일 단기해결책이 중요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수명 100세 기반의 모든 정부정책들은 폐기하고
국고탕진 전에 미래의 주인인 청년들과 지속가능한 복지 미래를 연구하고
다시 논의해야 한다. 몇 년만 하고 감옥가는 대통령을 두는 정치제도, 의학적
고려없는 낡은 연금세금경제보건노동정책 제도 들, 의사들을 배제하고 만든 산업정책들
우리 모두가 새로이 함께 고민해하고 풀어야할 문제다.
국민 개개인들은 특히 젊은이들은 더 건강관리에 힘쓰고 무리하지 말아야한다.
병들고 노후자금이 많은 것보다 돈 없어도 건강한 노년층이 더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100살에도 일하고 생활비를 벌 수 있다면 노후 걱정은 안 해도 될 테니까.
이제는 “짧고 굵은 인생”은 안 통하는 시대가 되었다. 무리하지 말고
병 키우지 말고 건강에 신경 쓰며 “가늘지만 긴 인생”을 추구해야한다.
몸에 무리가 안가도록 노동시간을 줄이는 노동정책변화는 의사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건강한 노년을 목표로 하면 젊은이들은 이제 재테크보다도 지병을 안 만드는
건강테크가 성공적인 생을 위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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