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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L Jul 26. 2017

진료실에서 우는 여인

환자를 대하다 보면 때때로 진료실에서 우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치료를 받으러 왔다가 기구한 팔자를

한탄하며 자신도 모르게 울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그 사람의 팔자를 그리고 기구하게 만들었을까?



옛날에 어떤 여인이 결혼을 하고 나자 곧 남편이 원인도 모르는 병으로 시름시름 앓는다. 별의별 약을 다 써보고 점도 쳐보고 부적도 써 본다. 굿도 해보지만 몇 년 후 남편을 잃고 만다. 홀로 된 여인은 개가를 하지만 둘째 남편도 같은 일을 당한다.


이런 경우도 있다. 이상하게도 부부간의 싸움이 잦다. 본인도 남편도 병원에 다니느라 가계부는 매달 적자이고 가난을 면치 못한다. 아이들도 배앓이에 감기에 병이 끊이질 않는다. 남편은 술을 자주 먹고 술이 깨면 속 쓰림을 달래려고 위장약을 먹다가 위암을 진단을 받는다. 여인은 병원에서 신경성 위장병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현대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학의 발달의 인간 생활의 모습을 순식간에 바꾸어 놓았다. 현대의 의학도 나날이 변화하고 발전해 가고 있다. 첫 번째 예로 든 여인은 B형 간염 보균자이다. 전염 방식은 잘 알다시피 에이즈와 유사하게 성접촉이나 또는 면도기, 소독되지 않은 침을 통해 혈액으로도 전염된다. 균이 많이 나오는 간경화나 간암 환자는 술잔을 통해 감염시킬 수도 있다. 보균자는 자신은 발병하지 않고 주위의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전파시킨다. 따라서, 그 부인은 남편에게 간염을 옮긴 것이다.


간염에 걸리면 흔히 황달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병에 대해 무지했던 남편들이 모두 간염에 옮아 간경화나 간암으로 사망하게 되는데 불과 몇 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10년 전만 해도 보균자의 비율이 지역에 따라 인구의 23% 가 되는 곳도 있었느냐 지속적인 간염 예방사업으로 현재는 보균율이 7%에 지나지 않는다.

두 번째 예로 든 여인은 헥타 파이로리라 는 균에 감염된 위궤양 환자다. 아직 감염경로가 잘 알려지지 않아 보균 율도 확실치 않고 입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균은 잘 낫지 않으며 위염, 위궤양, 위암의 원인균이다. 가족 전체가 감염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이제 이런 "불행"은 치료 또는 예방할 수 있다. 의사들에게 충분히 환자의 호소를 들어줄 시간 등 진료 여건만 주어진다면 말이다.




#애경내과 #신도림역내과 #구로동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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