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접시, 아홉 번째 이야기
TV 프로그램은 보는 사람에게 대리 경험을 준다. 최근에는 여행지의 일상, 맛집이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여행지에서 먹는 현지의 요리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더 나아가 해당 여행지로 발길을 끌게 만든다. 정말 궁금해서 행동까지 한 TV 속 요리와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많은 프로그램이 경쟁하는 시대다. 맛집과 여행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는 인기가 있고, 서로 다른 콘셉트로 새로운 것을 찾기에 이른다. '윤식당'은 낭만을 소비한다. 여행지에서 직접 식당을 차리고, 요리를 판다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는 일이다. 여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을 뛰게 하는 이야기고, '관광'으로 끝나지 않고, 직접 그곳에서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든다는 것이 매력적인 일이다. "해외에 나가서 살아보고 싶다" 이제는 익숙해진 세계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이고, 프로그램들은 일상에 활력을 원하는 그들에게 '낭만'을 소비시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은 아프리카에 가깝지만, 스페인의 영토인 카나리아 제도입니다. 오늘의 이야기의 중심지인 가라치코도 여기에 속해있습니다. 카나리아 제도가 스페인의 영토가 된 이유는 1497년 알카소바스 협정에 따라서 권리를 얻었는데. 당시 신항로 개척을 하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서로 개척한 영토에 대한 권리로 다투자 교황이었던 알렉산데르 6세가 중재한 결과가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죠. 윤식당을 보면서는 남부 안달루시아쯤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아프리카에 더 가까운 곳입니다.
윤식당2 8화에 보면 모두가 현지의 맛집을 찾아갑니다. 주말에만 영업하는 카나리아 스타일의 특별한 피자집. 달콤하게 절인 파프리카와 미리 썰어서 준비한 가지. 좋아하는 재료를 사용한 피자의 모습에서 눈이 번쩍 뜨여졌고, 영상을 반복하며 형태를 봤습니다.
빨갛게 맛있는 색감을 주는 가지와 차분한 가지가 주는 느낌이 어떨지 많이 생각했습니다.
카나리아의 가라치코, 이국적인 섬에서 이탈리아 셰프가 운영하는 Pizzería Rugantino의 시그니쳐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고, 프로그램이 팔고 있던 '낭만'을 꼭 사보고 싶게 만듭니다. 실제로 먹어보지 못해서 더 궁금한 맛이 생겼기 때문에 방법은 두 가지였습니다.
재료:파프리카, 가지
올리브유, 후추, 허브
1. 가지를 올리브유를 적게 뿌리고 굽습니다
*가지는 기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적게 뿌려주세요
1-1 가지에 더 많은 칼집을 넣으면 올리브유의 맛이 깊게 스며듭니다.
2. 구운 가지에 허브를 뿌립니다 (프랩 끝)
3. 가스버너에 파프리카를 올려두고 껍질을 태웁니다
* 손이 많이 가는 작업(안 쓰는 방법)
- 가열하고, 겉이 탄 파프리카는 설탕이 필요 없습니다.
4.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올리브유에 담아둡니다.
5. 담아내면 카나리아식 달콤한 파프리카와 가지 요리
카나리아식 가지와 달콤한 파프리카는 맛있었습니다. 채소를 사용하고, 최소한의 향신료의 개입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씹으면 즙이 터지는 파프리카는 우리가 먹던 아삭한 채소와는 사뭇 다른 과일 혹은 다른 영역의 재료로 변합니다. 끌어올린 자연의 단맛은 개운하고, 계속 손이 갑니다.
2017년도 여름 내내 매일을 갔던 카페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kickshaw_o 창전동에 위치한 아담하고 멋진 카페였습니다. 처음에는 키우는 시바견에 끌려서 갔지만, 점점 더 카페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가 참 많이 왔던 여름 휴무일 빼고 아침부터 밤까지 출근도장을 찍었던, 겁쟁이 발루가 항상 인사를 10분씩 하는 저에게는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고기를 먹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이 메뉴를 생각했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한다면, 먹으면서 숨길 수 없는 행복한 표정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맛있고 행복한 요리, 관념적 표현이지만 꼭 만들고 싶은 요리였고 아이디어를 항상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내 만들어 냈습니다. 마침내 함께 이 요리를 먹는 순간 우리는 입안 가득하게 행복을 우물우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가지는 좋아하는 재료였고, 파프리카는 티브이를 보며 영감을 준 재료입니다. 치즈와 페퍼론치노를 추가해서 짭짤함을 입힌 가지, 이제 제법 익숙한 파프리카의 절임은 누군가에게 대접할 수 있는 채식요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부르스게따는 빵 위에 재료를 올려먹는 이탈이라의 음식입니다. 좋은 빵을 구해서, 치즈를 바르고, 가지를 올리고 파프리카를 얹어 먹으면. 먹을 때 방법은 쉽지만, 그 재료마다에 들어가는 정성의 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에 밀려오는 맛은 은은하게 퍼져나가고 이내 강렬한 인상으로 남습니다.
제가 만든 가지 파프리카 요리의 장르는 판타지 입니다. 만화 속 주인공이나 하는 한번 보고 베껴내는 천부적인 재능이 저에게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한번 보고 인상에 남은 요리를 현실에서 만들어낸다니... 이미 그것도 충분히 극적 연출입니다. 요리를 먹어주는 상대까지 정해두고, 그 사람이 행복하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득한 채 만든 요리는 불확실성이 가득합니다. 나조차 경험하지 못한 요리는 미지의 요리니까요. 제일 멋진 순간은 한입 가득 요리로 채우고, 행복한 표정으로 빨리 표현하고 싶어 하는 모습입니다. 이거까지 바라고 만들었으니 욕심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게 요리는 판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행지의 낭만을 느끼고 싶은 오늘, 카나리아식 가지와 파프리카 요리는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