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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섭 Mar 13. 2019

취준생의 내-일 일기

어쩌다가 여기까지

 한강을 따라 서울을 통과하는 6호선, 앞으로 이 글이 써질 공간입니다. 어제의 내가 해온 삶을 돌이킬 때 이 시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했습니다. 운이 좋게 남들이 가고 싶은 회사의 인턴경험을 거치고, 저는 지금 백수입니다. 학사모를 던지며 홀가분하길 원했지만, 공중에서 회전하며 올라가는 운동과 반대로 저는 점점 밑으로 숨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졸업을 하기 싫었습니다.


 내가 아직 일이 없어서.


 누군가 지난 시간을 뭐했냐 물으면, 저도 묻고 싶습니다 왜 그렇게 했는지. 시간이 지난 후에 느끼는 감정과 후회는 소용이 없으므로, “내 적성을 찾지 못했네”, “그 기회를 잡을걸” 같은 도피는 하지 않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이 타임머신을 개발하지 못했으니 나의 후회는 현실도피입니다. 요즘 친구들은 “직무”를 준비하면서 대학생활을 시작한다는데 저는 아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긴 글을 잘 쓰는 재주가 없으므로 시와 에세이로 앞으로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잔상이든 뭐든, 자기소개서 쓸 시간도 없지만, 뭐 써보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브런치라는 공간에서는 저마다 스토리가 있고, 이미 삶에서 무언가를 완성시켜가는 사람 혹은 대단한 커리어를 가진 전문가들이 많아서 이 글은 철저히 마이너 하기 때문에 외면되겠죠. 여기도 SNS인데 ‘멋진’ 소재가 인기 있는 건 당연하니까요.


 누군가 한 명이라도 이런 글을 읽을 사람이 존재하겠죠.


 

위험한 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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