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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섭 Jan 25. 2020

한 건축가의 대한 경험

안도 타다오, 본질에 집중한 예술가

 어떤 인물을 세상이 조명할 때, 그의 삶은 영화보다 극적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안도 타다오가 그런 인물 중 한 명이다. 제대로 교육을 받지는 않았으나 그의 작품으로 끊임없이 회자되는 인물.


 내가 그를 알게 된 계기는 우연했다. 어느 날 ‘권투 선수에서 건축가가 된 천재’라는 타이틀의 글을 읽었고, 단순하게 그 건축물이 어떻길래 회자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이 생겼다.


 처음으로 어떤 건축물이 궁금해서 발을 옮겼다. 실제로 스페인의 가우디의 건축을 보며 감탄하고, 경탄했지만. 그의 결과물은 접근 경로가 달랐다. 유민미술관과 본태박물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제주에서 느낀 이 신비한 경험은 인간 ‘안도 타다오’에 대한 궁금까지 이어진다.


 이번 주, 관련된 책을 읽었다. 조금 더 선명하게 그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 어떤 생각을 했는지 고민할 기회가 생겼다.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한 건축의 이야기를 이 글에서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는 목표와 결과 그리고 과정을 놓고 봤을 때. 그 또한 매일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천재라고 불리는 이 예술가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나는 그의 건축가적인 가치가 정립된 사건이 ‘고베 대지진’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생활하는 공간, 목적을 가지고 재탄생되는 공간을 창조하던 그에게 밀려온 사건. 그로 인해서 더욱 깊게 본질적인 물음을 찾기 시작한 것 같았다. 이를테면 아이들은 우리가 주의를 줘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 공간 자체가 아이에게 위험하지 않아야 한다는 발상으로 바뀐다는 생각에서 사뭇 깊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작품은 10년을 훌쩍 넘겨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매 건축에서 많은 이해관계자와 의견을 조율했다. 재건축 상인회 혹은 중앙을 뚫어버린 주택, 해외의 건축시공사 매번 편안하게 해결된 일이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틀에 갇힌다는 것은 형식적이며, 어쩌면 가장 보편적이고 편리한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틀을 깨는 사람들에게 열광한다.


 깊은 고민을 통해 본질에 다가가지 않고, 순간을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틀을 깰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계속해서 동경하다가 끝날 것이다.


 나는 지금도 평생을 바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찾고 있다. 오늘 소개한 안도 타다오는 20대에 방향을 찾고, 그의 방향을 단단하게 걸어갔다. 책방에서 만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를 만나기 위해 시베리아행 열차에 올랐다. 나는 과연 평생을 바칠 일을 찾을 수 있을지, 또 선택의 순간에서 단호한 결정을 할지 나조차도 나를 믿을 수 없다. 하지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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