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현장에 서서

1일1시

by 보니것


나는 무너지는 게 좋다

흙먼지를 넉넉하게 풍기고

이마 위에 드리운 거대한 그늘이

펑! 하고

휙 하고 빛나는 망토를 휘두르면


실하게 벽을 지탱하던 비밀도

종잇장처럼 구겨져버리고

정지된 생명력은 폭팔하여

파도처럼 출렁이다가 산산조각이 난다


눈을 뜨면 아무것도 없다


눈 깜짝할 새에

오랜 근심과 그리움은

외로운 돌멩이 하나 되고


막 포장을 뜯은

새 것같은 하늘이 펼쳐진다

이전까지 살아보지 못한

전혀 다른 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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