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개

1일1시

by 보니것

폐지를 줍는 할머니를

따라가던 늙은 개가

내 쪽을 바라보았다

늙은 개의 동공은

안개꽃처럼 쓸쓸했다


문득 나는 궁금해졌다

할머니가 개의 보폭을 맞추는 것인지

개가 할머니의 보폭을 맞추는 것인지


언제까지고 둘은

서로의 걸음 맞춰 갈까

봄철 쑥 하나 피지 않는

아무렇게나 시멘트가 발린 언덕을


아주아주 오랫동안

둘은 함께 걸어왔다

오늘의 고개만 지나면

더 이상 태어나지 않으려고

더불어서 더 외로운 생을

조용히 갈무리지으려고

오랫동안 서로를 끌어안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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