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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니것 Mar 29. 2021

1일1시


 구름이 평탄하게 깔린 가운데

 귀머거리가 모닥불처럼 속삭였다.

 한 마디 마디가 찍혀 지문이 되고

 땅거미 배에서 실타래 그림자를 뽑아

 허공에 오두막을 짓는다.

 세상은 고요하고 수척하다.

 마당에 타버리고 남은 그을음처럼.

 어느 풀밭에 날개를 접지른 새의

 배 위로 서늘한 바람이 비껴간다

 하늘은 한 없이 파래져가고

 나무의 수 많은 손바닥이 흔들리면

 적막의 모래에 빨려들어가며

 등을 댄 모든 곳은 무덤이 된다.

 베게 아래 숨겨둔 생의 바닥에

 이마를 가까이 대본다.

 새벽 노루 울음마냥 쌀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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