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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디대디 Mar 07. 2023

부부의 형태

봄이 오면

부부란,

‘남편과 아내를 아울러 이르는 말’

‘서로 혼인관계에 있는 두 사람을 묶어 부르는 말’

로 정의 된다.


서로 혼인관계에 있고

밖에서는 남편과 아내로는 불리지만

집에서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나누지 않고

필요한 말 만 딱 잘라 말하는 사이가 과연

부부인지.


부부의 형태는 다양하고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형, 저희 부부의 모토가 뭔지 알아요? “

“뭔데?”

“따로 똑같이.”

“뭔가, 혼돈의 카오스 같은 말이네”

“부부가 서로의 빈 곳을 완전히 채워 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서로 못 채워주는 부분은 서로가 아닌 다른 것을 통해서 채우는 거죠. “

“함께지만 또 때로는 따로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그런 의미 정도? 랄까.”

“좋네. 나도 해보자 해야지.”


배울 점이 참 많은 직장 동료이자 동생에게

인생의 꿀팁?을 배웠다고 신나 하며 집으로 온 나.

마침 아내도 퇴근하여 집에 있었다.

“여보. 잠시만 이리 와서 앉아봐. “

“왜!”

“아 잠시만.”

“그. 자기야 자기가 내가 매일 퇴근 후에 티비만 본다고 뭐라 했잖아.”

“그래서”

“아 그래서, 그 ㅇㅇ네 알지? 그 부부네 사이가 정말 좋은데 모토가 뭐게?”

“뭔데”

“따로 똑 같이. 어때? 서로 부부지만 따로 각자 뭔가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지. 어때 괜찮지? “

“… 너는 어디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와서. 하. 그게 할 소리냐?”

“아 아니.”

‘하 이게 아닌데..’

말문이 턱 막혀 그 이후로 더 이상

대화는 진행되지 못했다.


뜻하지? 않게 신혼생활이 없이

아들이 태어난 이후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원망했던 지난날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몸만 늙었지 여전히 철부지인 내가  

성숙하지 못했고, 완성되지 못한 채

‘허’ 한 상태로 결혼을 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슴 한편이 비어있는 채였던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만큼 성숙되지 못한 채

부부라는 형태로, 아빠라는 이름으로

정의되기 위해 안간힘으로 빌렸던 ‘빚’이

이자에 이자를 더해 한번에

아내의 입에서

아내의 눈에서 쏟아져 나올 때를

잊지 말아야겠다.


결국 내 어리숙함으로?

“따로 똑같이”를 적용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우리는 우리 부부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봄이 오면 꽃이 피듯

긴 터널의 끝에서

환하게, 우리만의 ‘형’을 피워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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