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디대디 Mar 05. 2023

진심으로

화법도 배워야 한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최근에 재밌게 봤던 드라마, 애니, 영화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문득

"너는 진심이 말로 표현이 된다고 생각해?"

"당연하지."

"어떻게?"

"그냥. 그 사람이 말을 할 때 분위기나, 눈동자를 보면

대충 감이 오지 않아? 진심인지 아닌지?"

"사기꾼들도 그런 거 잘하던데."

"그건 그렇겠지."

"그럼 너는?"

"나는 말보다는 사람의 행동을 봐."

"어 그래."


진심: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 a.k.a. 백과사전


사실. 궁예의 관심법이 실존하지 않는 이상

대상이 하는 말의 거짓 유무를 판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만.


Lie to Me를 재밌게 본 나로서는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 

물론 해당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능력은 거의 궁예 수준으로 나온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거짓을 말할 때 나오는 특유의 제스처, 

심장박동 수 변화등에 대한 자료를 차곡차곡 쌓아 Big DATA를 만들고

요즘 난리인 A.I. 를 이용해서 완벽한 거짓말 탐지기를 개발하는 것도 

가능해지리라 믿는다. 


아마도 그런 세상이 되면, 온 나라의 사기꾼들이 

밥벌이를 못하지 않을까 싶다. 

뭐, '혼이 담긴 구라'를 내뱉는 신의 경지에 도달한 사기꾼이라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곤이라면 쌉 가능.?) 


아무튼, 세상을 살다 보면 

때로는 상대의 진심이 정말로 궁금해지는 순간이 

오고는 하는데 

특히 남자의 경우 대부분 연애를 할 때 일 것이다. 


상황 1) 메뉴를 고를 때.

"뭐 먹을래?"

"어? 아무거나 다."

"음. 그럼. 돈가스 먹을까?"

"돈가스는 좀 느끼할 것 같아서."

"그래? 그럼. 파스타 먹을까? 자기 파스타 좋아하잖아"

"아 그건 어제 먹었어."

"..."


상황 2) 상대방이 뭔가에 화가 나 있는데 이유를 모를 때,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 뭐가? 뭘 잘못했는데?"

"응? 그... 그냥 다. 잘못했어." 

"네 말에는 진심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

"..."


끝끝내 

거짓여부를 밝혀낼 방법이 없다면


진심이라는 것은 

어쩌면 메시지의 진실여부를 떠나,

그것을 전달하는 메신저의 스킬의 영역이 아닐까. 


결국

선의를 담고 있는 말이라도 

상대방이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잘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아빠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뭐라고? 야! @%$@"


잘 나가다가 항상 이런 식으로 끝이 나고 마는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처럼 

선의도 잘 포장되고 능숙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화법도 배워야 한다.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매거진의 이전글 쓸데없는 자존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