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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n 25. 2021

새로운 힘

“나루토”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혹은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모습이 하나쯤 있습니다. 그 짐을 내려놓으려고 해도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내가 진 그 멍에는 나를 너무나도 힘들게 합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것들에 불평하면서 지냅니다. 그것들은 나를 좀 더 나답지 못하게 만드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내 모습은 그것으로 인해서 못나지는 것 같고, 그것 때문에 나의 모든 것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에 얽매여 살아갑니다.


   ‘나루토’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주인공 나루토는 가슴속에 구미를 품고 사는 아이입니다. 구미는 나루토가 지내고 있는 나뭇잎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많은 사람들을 죽였던 미수입니다. 그런 미수가 나타나자 어머니는 그 미수를 막기 위해 죽고, 그의 아버지 역시도 나루토의 몸에 그 미수를 봉인시켜놓고 죽고 맙니다. 사람들은 나루토를 곱게 바라보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족을 죽인 구미를 나루토가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루토는 구미를 가진 아이로 낙인찍혔고, 그래서 그는 계속 혼자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나루토는 닌자 학교에서 구미를 품은 소년이 아닌 그냥 ‘나루토’의 모습을 봐주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나루토는 그 과정에서 정말로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나뭇잎 마을의 사람들, 내 주변의 친구들. 가슴에 악의 덩어리를 품은 나루토는 친구들과 다른 마을의 사람들까지도 가슴에 품고 그들을 지켜 나가려 합니다. 자기가 ‘구미’라는 미수를 품은 것처럼 말입니다. 나루토는 친구들/선생님들을 통해 부모님이 왜 자기에게 구미가 봉인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그의 뱃속에 품은 구미라는 미수는 더 이상 그에게 아픔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됩니다. 또 이런 모습은 결국 나루토를 영웅으로 만들죠.


   내가 가지고 있는 결정적인 것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것은 항상 나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것들을 떨쳐버리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합니다.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다가오는지 모릅니다. 왜 나에게 이런 짐이 짊어지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내가 맨 이 멍에가 너무나도 부당하게 생각됩니다. 이것 때문에 사람들의 질타를 받기도 하고, 이것 때문에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기도 하며, 이것으로 인해서 눈물로 지내야 하는 세월이 너무나도 깁니다.


   하지만 그것의 의미를 발견하게 될 때, 그것이 나에게 허락된 이유를 발견하게 될 때 우리는 그것을 새롭게 볼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은 나에게서 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으로 인해서 나는 나다워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배척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참고 : “나루토”는 일본의 만화 잡지 《주간 소년 점프》에서 기시모토 마사시가 연재하고 있는 소년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2002년 10월 3일부터 TV 도쿄에서 방영을 시작하여 2007년 2월 8일에 방영을 종료하였다.>



                                             * 하타케 카카시, 잉크펜,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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