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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n 24. 2021

터무니

“제 몫”

   ‘터무니없다’는 표현을 우리는 이따금씩 씁니다. 이는 허황하여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터무니’는 ‘터를 잡은 자취’를 말합니다. 어떤 목적에 따라서 터를 마련한 자리. 터를 닦아놓은 자리가 바로 ‘터무니’인 것이죠.


   터무니가 있다는 것은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제자리에서 제 몫을 다할 때에 조화롭고 평화로운 삶을 지낼 수 있습니다. 각자 제자리에서 제 몫을 다할 때에는 자신에게나 이웃에게나 자신의 존재는 ‘선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제자리를 떠나 떠돌 때에는 자신에게나 이웃에게나 ‘짐’이 됩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못하고 다른 이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나는 나의 터무니에 있습니까? 아니면 터무니없이 지내고 있습니까? 나에게 매일의 터무니를 주신 부모님의 뜻에, 알맞은 터무니에 있음으로써 보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삶의 공간, A5, 수채연필, 종이 35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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