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 징구리 Jul 05. 2021

신 또는 거룩히 여기는 대상

“기도”

   내가 생명이 사라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상태에서 우리는 나에게 생명을 줄 수 있는 어떤 존재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 존재에게 그런 생명을 되찾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것이 기도입니다.


   신 또는 거룩히 여기는 대상과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자신의 어려운 상황들을 알리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기도’인 것이죠. 다르게 이야기하면 신과 인간과의 대화가 기도인 것입니다. 사람의 입장에서는 나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그에 따른 은총을 요구하고, 신 또는 거룩히 여기는 대상의 입장에서는 그 안에 담겨 있는 당신의 뜻을 전달함으로써 그 어려움을 이겨나갈 힘을 주는 것, 그런 상호작용이 기도인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넘어졌습니다. 아이는 울기 시작합니다. 엄마나 아빠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계속해서 울지만, 불행하게도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는 어느 순간 아무도 자기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때 아이는 더는 울지 않습니다. 다시는 바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아이는 버림받음을 체험하고서는 혼자서 무기력하게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없는 것처럼 살아갑니다.


   상처를 입은 사람은 치유를 원합니다. 외로운 사람은 따뜻한 손길을 그리워합니다. 죄지은 사람은 용서받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그것들이 영혼이 깊이 박혀 체념하게 됩니다. 상처 받은 사람이 치유받기를 포기하고, 외로운 사람이 고독에 무덤덤해지고, 죄지은 사람이 용서받기를 거부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은 굳을 대로 굳어졌습니다. 이런 상황들에 스스로 타협점을 찾으려고 합니다. ‘나는 원래 상처 받은 사람이야.’ ‘나는 원래 버림받은 사람, 용서받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그 사람은 그 속에 빠져서 나오지 않고 그냥 그 상황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나를 구해줄 엄마·아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바라봐주는 신이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마저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자신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지내거나, 시간이 지나는 대로 그냥 마음대로 살아갑니다. 행동한다고 해도 어차피 변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말이죠.



            *성모 마리아, 아크릴 물감, 젓가락, 두꺼운 종이

작가의 이전글 우리의 진짜 모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