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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l 17. 2021

숨겨진 보물

“정답과 오답”

   아이들이 시험문제에 적은 답들입니다.


1. 할머니 생신입니다. 할머니께 드릴 카드를 예쁘게 그려봅니다. 아이가 그린 것은 : ‘삼성카드’

2. 산에서 밥을 지어먹으면 안 되는 까닭을 쓰시오. : ‘거지로 오해받을까 봐’

3. 화장실을 이용할 때에 화장실 문을 열기 전에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쓰시오. : ‘지퍼를 내린다.’

4. 친구가 교내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았을 때는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하는지 쓰시오. : ‘꼴에~’

5. 옆집 아주머니께서 떡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이에 알맞은 인사말은 무엇인가요? : ‘안 사요’

6. 옆집 아주머니께서 사과를 주셨습니다. 뭐라고 인사해야 할까요? : ‘뭐 이런 걸 다!!’

7. 남한 청년과 북한 처녀가 결혼하였습니다. 어떤 일들이 생길까요? : ‘뜨거운 밤이 시작된다.’

8. 부모님은 우리를 왜 사랑하실까요? : ‘그러게 말입니다.’


   여러분이 선생님이라면 이런 답을 보고 어떤 행동을 취하시겠습니까? 정답이라고 표시할까요? 아니면 오답이라고 표시할까요? 그 아이에게 무엇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 되었든 간에 이런 답을 선생님들은 가위표(X)를 했습니다. 어떤 것은 교무실로 잠시 오라는 지시사항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떤 답을 미리 정해놓고 그것에 맞추어서 점수를 매기는 것. 우리는 모든 것에 정답이 있는 양 이야기하고, 또 그렇게 살아갑니다. 어느 정도의 점수에 맞추어 대학을 가고, 어느 정도의 스펙을 쌓아 직업을 선택하고, 배우자도 그것에 맞추어서…, 그것이 정답의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도 맞는 것이고, 이것도 맞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가진 가치를 우리는 완전하게 알아보지 못합니다. 우리 안에도 엄청난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오답으로 점철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오답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습니다. 고통과 실패가 있을지라도, 그것을 통해 우리는 좋은 진주를 품게 될 것이고, 더 값진 성공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세상이 이야기하는 정답에 현혹되지 맙시다. 우리는 각자의 정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밭에 무엇이 열릴지는 모르지만, 그 안에 숨겨진 보물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오답의 그림자, 사진, 3.5cm x 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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