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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l 25. 2021

우리네 인생

“씨앗과 밭”

   계속해서 자극이 나에게 다가옵니다. 자극은 나를 아프게 하여 나를 움직이게 합니다. 하지만 그 자극이 계속해서 나에게 다가오게 되었을 때, 그 자극은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게 됩니다. 그 자극을 이겨나갈 만큼 자극을 받은 그 부분은 어느 순간 단단하게 굳은살이 배겨 있기 때문입니다. 기타 칠 때나 턱걸이할 때, 처음에는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아프지만,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게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것은 마음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같은 자극에는 마음 역시도 딱딱하게 굳어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PX 한번 가는 것이 엄청난 기쁨으로 다가와도, 그것이 나에게 항상 주어져 있으면 그것이 더는 기쁨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집에서 차려주는 엄마의 밥도, 친구들이 나를 위해 신경 쓰고 있는 마음 섞인 말들도 굳어진 마음은 그런 자극을 다 쳐내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더 받지 못하는 자극들에 아쉬워하면서 지내게 되죠.


   계속해서 딱딱해져만 가는 마음. 그 마음에서는 어떠한 씨앗도 열매 맺을 수 없었습니다. 계속되는 자극은 내 마음을 딱딱하게 만들어냅니다.  딱딱하게 굳어진 마음을 정리하지 않을 때 내 마음은 더 딱딱하게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한 일들에 대한 재미없는 시간, 행복과 생명은 건너가고 딱딱하고 숨이 막히는 나날을 보내게 되겠죠.

   한 농부는 모든 곳에 씨앗을 뿌립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그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농부는 계속해서 그 씨앗의 땅을 갈아엎으십니다. 끊임없이 끈질기게 딱딱해진 땅을 갈아엎고, 생명이 아닌 죽음이 있는 엉뚱한 나무-가시나무를 뽑아냅니다. 우리네 인생에도 그렇습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어려움이 통해서 딱딱해진 내 마음의 밭을 갈아엎습니다. 마음의 가시도 뽑아내고, 딱딱해진 마음도 갈아엎습니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끈질기게…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씨앗에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그런 나만의 밭을 일구시길 바랍니다.



                                        *희망, 수채화 물감, 종이 35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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