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오래전 JTBC 손석희 아나운서의 앵커 브리핑에서 ‘어슐러 르 귄(Ursula K. Le Guin)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글이 언급되었습니다. 완벽해 보이는 이상향이라고 불리던 오멜라스, 그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유일한 계약이 하나 있었습니다. 창문이 없고 문만 있는 공공의 건물 지하에 한 아이가 불행하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아이는 벌거벗은 채로 기름과 옥수숫가루 반 그릇으로 하루를 연명하고, 좁은 방 안에서 그냥 지내야 합니다. 배설물 위에 계속 앉아서 있기에 엉덩이와 허벅지는 짓무르고 헐어서 상처투성이입니다. 그 아이에게 따뜻한 말도 걸어서는 안 됩니다. 그 한 아이의 비참한 처지로 인해서 나머지 사람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계약의 도시 오멜라스. 사실을 안 사람들은 조금씩 그 도시를 떠나게 된다고 결말을 맺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불편한 진실’이라고 표현합니다. 애써서 외면하려고 했지만 외면할 수 없는 것들. 우리는 겉으로는 행복하게 보이려고 포장하지만, 속으로는 항상 마음에 남아서 나를 걸려 넘어지게 합니다. 모두에게는 감추어질지라도 나에게는 결코 감추어질 수 없는 것들. ‘불편한 진실’ 앞에서 그 진실을 마주하기보다는 피하는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서 지금의 행복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것이 아닌 행복만을 바라보면서 진실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애써 감추어 놓았던 나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받아주는 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나의 생각을 뛰어넘는 기적이 분명 나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불편한 진실 앞에서 행복한 값을 받아들이지 못한 오멜라스 사람들이 도시를 떠난 것과는 달리, 행복을 찾으려는 마음을 보고 우리 모두 진실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불편한 나의 모습, 데생, 4B연필, 종이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 1973년 쓴 판타지 단편소설로 원제는 <The Ones Who Walk Away from Omelas>. 1974년 휴고상 초단편 부문에서 수상, 단편소설은 가상의 유토피아적인 도시 오멜라스의 행복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어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