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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l 28. 2021

환골탈태(換骨奪胎)

   환골탈태(換骨奪胎), 지금까지의 모양을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는 말입니다. 뼈를 바꾸고 모양새를 바꾸자면 얼마나 큰 고통이 뒤따르겠습니까?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아주 유명한 어른을 위한 동화가 있습니다. 자기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모르면서 다른 애벌레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노란 애벌레가 있습니다. 노란 애벌레는 친구인 줄무늬 애벌레와 떨어져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꼬치를 짓고 있던 늙은 애벌레를 만납니다. 그러면서 삶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나비가 될 수 있나요?”라고 묻는 노란 애벌레의 물음에 늙은 애벌레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 마의 애벌레 상태를 기꺼이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절실히 날기를 원할 때 가능하단다.”, “너의 겉모습은 죽어 없어질 것이지만, 너의 참모습은 여전히 살아있을 것이란다. 삶의 변화가 있을 뿐이지 목숨을 앗긴 것이 아니다.”


   꼬치를 짓는 애벌레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죽음과도 같은 꼬치를 짓는다는 것은 곧 이 세상과 하직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과감히 자신을 던져 꼬치를 지음으로써 흉한 애벌레의 모습을 벗어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자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성인들께서는 이 세상에서 죽을 것을 말씀하십니다. 죽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맺고 있던 집착, 욕심, 등을 끊어버림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커다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애벌레가 맛난 잎사귀에만 연연하며 꼬치 짓는 것을 주저할 때, 아름다운 나비가 될 수 없듯이 내가 세상에서 죽지 못할 때 보다 높은 차원의 내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마음 안에는 부모님께서 마련하신 사랑의 씨앗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생명을 양분으로 키워집니다. 나를 지키기 위해 사랑을 포기할 때, 우리의 모습은 그냥 그대로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나를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하게 될 때, 우리의 모습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될 것입니다.


   나를 죽이는 모습이 곧 새 생명을 얻는 길입니다. 내가 사랑으로 인해서 자신을 계속해서 내어놓고 다른 이들을 섬길 때, 어느 순간 내 모습은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화려한 부활의 모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의 불로 자신을 스스로 집어삼킬 때,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날개가 있는 것을 우리는 찾게 될 것입니다.


   사랑의 불로 자신을 스스로 집어삼킴으로써 내 안에 있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은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희망, 매직펜과 수채화 연필, 종이 250g




<“꽃들에게 희망을”은 미국의 동화작가 트리나 폴러스가 글, 그림을 맡은 동화. 첫 출간은 1972년. 저자인 트리나 폴러스는 국제 여성운동단체 '그레일(The Grail)'의 회원. 동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어른들을 위한 우화로 분류될 수 있는 이야기이며, 주인공인 줄무늬 애벌레와 노란색 애벌레, 그리고 애벌레 기둥 등의 비유는 성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물질문명을 비판하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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