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 징구리 Aug 17. 2021

관계하기

“성인”

   여러 스포츠에서 실력이 없어도 인기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기는 없지만, 실력이 좋은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차이일까요? 잘생기고 못생긴 차이? 그 사람의 플레이가 마음을 움직이는가 움직이지 않는가의 차이일 것입니다. (슈퍼스타 감사용이라는 영화에서 그는 계속해서 패전투수로 남지만, 그의 게임을 통해서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게 되죠)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은 실력이 없어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마음이 실리지 않으면 그런 인물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지 못합니다.


   어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함께 있으면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겠습니까?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 편한 사람? 일로만 만나는 것보다 사람으로서 마음으로 만나는 사람을 우리는 더 오래 있고 싶을 것입니다. 일로 만나는 사람은 이해관계가 있고 그 이해관계에 맞추어서 내가 바뀌어서 그 사람에게 다가가야 하지만, 마음으로 만나는 그 사람에게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다 드러내 보여도 되기 때문입니다. 일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우리를 더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살아가면서 우리에게는 업무능력보다 대인관계가 더 중요하게 다가올 때가 많이 있습니다.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서로 간의 의사소통의 문제가 분명히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둘 다 좋은 뜻으로, 둘 다 서로를 위해서 일한다고 하지만 서로는 서로에게 맞지 않는 모습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마치 소와 사자의 사랑처럼 말이죠.


   소와 사자가 서로 사랑했습니다. 둘은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하고 결혼해 살 게 되었죠. 소는 최선을 다해 맛있는 풀을 날마다 사자에게 대접했습니다. 사자가 최선을 다한다며 고기를 날마다 사냥해 가져다주었습니다. 소는 괴로웠지만 참았고, 사자도 그렇게 괴로웠지만 참았습니다. 하지만 그 둘의 참을성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둘은 마주 앉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나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왜 너는 나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느냐고 서로는 서로에게 말하기 시작하였죠. 서로는 다투었고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는 서로에게 말했죠. “난 최선을 다했어”


   소가 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자가 사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소의 세상, 사자의 세상에서만 살아가게 될 뿐입니다.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 상대방을 보지 못하는 최선, 그 최선은 최악을 낳고 맙니다. 상대가 느끼지 못할 사랑을 퍼부으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서로는 충돌할 수밖에 없고 그 둘의 관계는 깨지고 말겠죠.


   이와는 반대로 업무가 더디게 이루어진다고 해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서로의 관계가 탄탄하게 쌓여 있으면, 그 모든 문제점을 함께,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백지장을 같이 들듯이 말이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함께함으로써 훨씬 더 수월하게 진행되어갑니다. 일과 관련된 모습에서 조금 삐걱거려도 괜찮습니다. 그런 것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잘 해결해나가게 될 것입니다. 가족들 안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우리는 그 일들을 함께 극복하면서 더 튼튼하고 더 단단한 가족이 되지 않습니까?

   사회 안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되어야 할 것 역시도 일을 어떻게 잘 처리하는지에 관해 물음보다는 ‘서로 어떻게 관계 잘 유지하면서 지낼까?’라는 물음이 될 것입니다.


   직장에서 또는 학교에서 생활함에 있어서 우리는 평소와는 다른 관계 속에 들어오게 되었고, 그 관계 안에서 서로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웁니다. 혼자서 혹은 제한된 관계를 맺었던 것에서 더 큰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으로 관계할 수 있는 사람, 다른 이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 성인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수채화물감, 종이 350g



작가의 이전글 새로운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