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 징구리 Aug 19. 2021

마음 다이어트

“보상과 가치”

   무엇인가를 쓰면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집니다. 머리를 쓰면 내가 얻고자 하는 답을 얻을 수 있고, 몸을 쓰면 그에 따른 급여가 주어지고, 돈을 쓰면 그에 합당한 어떤 것을 살 수 있습니다. 쓴다는 것은 내가 가진 어떤 것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또 가진 어떤 것을 쓰는 사람은 그것을 씀으로써 그에 따른 어떤 것을 기대합니다. 합리적이고 정당한 거래가 무엇인가를 쓰는 행동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가 마음을 쓸 때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쓰는 것에 대한 가치를 우리는 잘 매기지 못합니다. 실상 마음을 씀으로써 그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마음을 허투루 생각하고 그에 따른 값을 치르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사람이 쓴 마음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생각해서 맛있는 반찬을 했는데 가족들은 맛이 없다고 투정 부립니다. 회사에서 시달리면서 마음고생을 했는데, 가족들은 가족을 생각하는 내 마음보다는 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름의 노력들을 하면서 공부를 했지만, 엄마는 계속해서 결과인 성적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기계처럼 변화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에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기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는 상처 입기 때문에, 거래되는 결과물들에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마음을 조금씩 죽이게 된 것 같습니다. 마음을 쓰는 것은 오히려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처럼 여겨집니다. 마음을 가지는 것은 사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봐야 할 점은 그 누군가 우리 마음 안에 살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그 누군가는, 그런 능력을 우리 마음에 새겨두셨습니다. 마음을 씀으로써 우리는 더 큰 누군가와 같은 존재가 되게 됩니다. 마음을 씀으로써 자신을 초월할 수 있으며, 마음을 씀으로써 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실상 그렇습니다. 마음을 씀으로써 우리는 마음에 드는 수확을 거둘 수 있습니다. 마음이라는 영양분이 들어가지 않을 때, 우리는 속 빈 껍데기만을 얻게 됩니다. 크게 보이지만 배부르지 않고, 시원하지만 계속해서 목마르며,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 안에 마음으로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신경 쓴 나머지 우리는 마음에 있는 소중함을 계속해서 잊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내 마음속에 있는 영광스러운 올리브, 달콤하고 맛있는 무화과, 즐거움을 주는 포도를 포기하고, 아무런 수확도 내지 못하는 가시에게 왕좌를 내어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계속해서 나의 소중한 마음을 불살라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우리는 누군가 우리에게 준 그 마음을 찾아야 합니다.


  기계화되어 딱딱하게 죽어있는 내 마음을 살리고, 계속해서 마음을 씀으로써 그 누군가 주신 내 마음을/ 내 마음 근육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라져 가는 마음, 그 안의 얼굴, 아크릴 물감, 캔버스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