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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Jun 15. 2022

"환멸 느꼈다" 현대차 MZ 노조 물러나게 만든 사람들

흔히 '현대자동차 노조'가 언급되는 기사는 대부분 생산직 노조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주로 입금협상 관련 내용들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올해 현대차 생산직 노조가 어느 정도의 인상과 여러 요구를 하고 있고, 이에 회사의 입장이나 대중들의 반응은 어떤지를 읊어주는 정도다. 


그런데, 현대차 노조 중 생산직 노조의 몸집이 가장 커서 그렇지 사실 현대차엔 생산직 노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대중적으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한 또 다른 현대차 노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겠다.


"MZ 세대 대표한다"

586 정년 연장 맞서

지난해 출범한 새 노조

작년 4월,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큰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한 사원이 사무 연구직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를 시행한 1994년생 이건우 씨는 자동차용 전자제어장치를 연구하는 현대 계열사 '현대케피고'에서 근무했다. 당시 사무직 노조 설립과 관련해 "사무 연구직도 공정한 모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짧게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른 큰 회사들 역시 MZ 세대를 중심으로 사무직 노조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들이 요구한 것은 공정한 보상, 연공서열제 거부, 52시간제 준수였다. 전형적인 MZ 세대의 특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한 대기업 직원은 블라인드를 통해 "회식 참석, 상사와의 친분으로 고과를 배분하는 일이 아직도 비일비재하다"라며 공정한 보상에 대한 목소리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1년 만에 무너진 사무직 노조

위원장은 '퇴사'

원인은 생산직 금속 노조?

그렇게 출발은 좋은가 싶었지만, 결국 약 1년 정도가 지난 현시점 현대차 사무직 노조 결성을 주도한 이건우 노조위원장은 최근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인으론 사측과의 교섭권 확보가 어려운 점, 기존 민노총 금속노조 세력과의 갈등, 개인화 성향이 짙은 MZ 세대의 특성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민노총 금속노조 세력과의 갈등이다. 사무직 노조는 시작부터 "기존 강성노조와의 차별화"부터 "생산직 위주 교섭 탈피"를 외쳤으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을 터, 실제로 내부 증언에 의하면 이 씨는 민주노총 가입을 강력하게 어필한 40대 부위원장과 계속해서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비 처리를 두곤 서로 소송까지 진행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씨는 "기존 노조 세력에 환멸을 느낀 게 아닌가"라는 업계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중이다. 


끝없는 갈라치기와 갈등

이제는 '경쟁' 아닌

'화합'을 해야 할 때

결국 이건우 노조위원장이 퇴사를 하며 현대차 사무직 노조는 그대로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생산직 금속노조 입장에선 이를 '승리'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미래를 내다본다면 이것이 과연 긍정적인 일일지에 대해선 더 고민을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겠다. 


현대차는 지금 사무직 노조뿐만 아니라, 핵심 연구직 인력 유출 부분도 심각하다. 최근 내연기관 경쟁력 유지보단 미래사업에 투자를 주로 진행하는 현대차이다 보니, 기존 연구직들에 대한 처우 부분에 불만 섞인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허리 역할을 하는 경력 10년 차 연구원들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현대차의 기술 경쟁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걱정까지 드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하루빨리 내부 이슈들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지금 현대차 내부 상황은 서로 '경쟁'이 아닌 '화합'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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