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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Jul 20. 2022

20년 경력 운전자도 안 쓴다는 변속기의 숨겨진 기능

CN7 아반떼

요즘 판매되는 승용차 대부분이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과거 수동변속기보다 뒤처지던 효율, 내구성이 점차 개선되어 거의 모든 면에서 수동변속기보다 나은 선택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변속기가 주류로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수동변속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편의성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운전자는 전 후진 변환 정도를 제외하곤 특별히 할 일이 없으나 대부분의 자동변속기에는 수동변속 모드가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기는커녕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인데 왜 수동변속 모드가 남아있는 걸까? 왜 자동차 제조사들이 굳이 수동변속 모드를 남겨뒀는지, 어떤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다뤄보기로 했다.


D 레인지 옆 +,- 표시

없으면 패들 쉬프터

기계식 변속 셀렉터
전자식 변속 셀렉터와 패들 쉬프터

자동변속기의 변속 레인지는 P, R, N, D가 일반적이며 보통 이 네 가지를 사용하게 된다. 기계식 변속 셀렉터가 적용된 차종은 D 레인지 옆에 자리 잡은 +, - 기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게 수동변속 모드다. D 레인지로 주행 중 변속 레버를 옆으로 밀면 수동변속 모드가 활성화되며 + 방향으로 밀면 윗단으로, - 방향으로 당기면 아랫단으로 변속된다.


최근에는 버튼식, 다이얼식 혹은 칼럼식과 같은 전자식 변속 시스템이 적용되는 차종이 많아졌는데 이 경우 스티어링 휠 뒤에 자리 잡은 +, - 버튼이 보일 것이다. 이들은 '패들 쉬프터'로, D 레인지에서 주행하다가 별도의 조작 없이 아무 패들이나 당기면 바로 수동변속 모드에 들어간다. 수동변속 모드에서 일정 시간 변속이 없으면 다시 D 레인지로 복귀하며 당장 D 레인지로 바꾸고 싶다면 변속 셀렉터에서 D 레인지로 조작하면 된다.


급경사 내리막에서

오르막에서도 유용

그렇다면 어떨 때 수동변속 모드를 쓰게 될까? 여러 상황이 있지만 급경사 내리막길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길게 이어지는 내리막길에서 풋 브레이크만 쓸 경우 브레이크가 과열되어 제동력이 약해지는 '페이드 현상'이 발생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수동변속 모드에서 기어 단수를 최대한 낮춰주면 엔진에 회전 저항이 걸리며 브레이크 페달을 덜 쓰고도 충분히 감속할 수 있는데 이를 '엔진 브레이크'라고 부른다.


엔진 브레이크를 쓸 경우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며 평소보다 큰 엔진 소음이 발생하지만 엔진에 전혀 무리가 가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오르막길에서도 수동변속 모드를 활용할 수 있다. 요즘 차에 탑재되는 자동변속기는 오르막길에서도 필요한 힘을 충분히 쓸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으나 차종에 따라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수동변속 모드에서 기어 단수를 한두 단계 낮추고 가속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엔진 힘을 쓸 수 있다.


눈길 주행 시에도

수동 모드 진가

쿠키뉴스

반대로 최대한 섬세하게 운전해야 하는 눈길에서도 수동변속 모드가 유용하다. 눈길 출발 시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바퀴가 헛도는데 수동변속 모드에서 2단 기어로 올리면 비교적 적은 힘이 전달되며 안정감 있게 출발할 수 있다. 일부 차종은 주행 모드에서 '스노우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으니 내 차에도 있는지 확인해보자.


반대로 눈길 주행 중 감속 시에도 진가를 발휘한다. 풋 브레이크만 사용할 경우 힘 조절이 쉽지 않아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바퀴가 쉽게 미끌린다. 이때 수동변속 모드에서 기어 단수를 한 단씩 천천히 낮추며 풋 브레이크를 가볍게 사용하면 바퀴 미끌림을 줄일 수 있다. 빨리 감속하겠다고 기어를 한꺼번에 여러 단 내리는 행동은 금물이다. 차 전체가 미끄러지며 통제불능에 빠질 수도 있다. 보다 많은 운전자들이 자신의 차에 탑재된 기능을 안전운전에 활용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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