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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03. 2022

갑자기 사라진 교통 단속 장비, 소방관이 훔쳤다고?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운전 중에 한 번씩은 마주치는 과속 단속 카메라. 가장 흔한 고정식부터 길가의 박스에 들어있는 이동식, 경찰이 직접 들고 사용하는 스피드건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동식 단속 카메라의 경우 박스로 가려두지 않고 삼각대 등으로 교차로에 세워두는 형태도 있는데 경찰이 앞에서 자리를 지키는가 하면 완전 무인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혼자 방치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앞을 지날 땐 카메라 방향을 돌리거나 렌즈를 가려 놓고 싶은 반쯤 장난스러운 생각이 든 적도 있을 것이다. 물론 실제로 하면 반드시 처벌받게 되는데 최근 울산에서 이러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해 화제다. 정말로 과속 단속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누군가가 치운 것일까?


1,700만 원짜리 장비

범인 경찰에 자수해

울주군 궁근정교차로
울산 울주경찰서 / 연합뉴스

부산일보의 8월 1일 종합 보도에 의하면 지난 7월 27일 오후, 울산 울주군 궁근정교차로에 설치된 이동식 무인 교통 단속 장비와 거치대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그날 오전 9시 20분경 해당 장소에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오후 4시 30분경 단속 카메라를 회수하러 갔다가 도난 사실을 인지했다.


해당 카메라는 울주경찰서가 지난 2020년 1월 도입해 운영해온 1,700만 원 상당의 고가 장비였다. 울주경찰서 교통과, 형사과 등은 즉시 인근 CCTV 분석과 탐문 등의 방법을 병행해 수사를 진행했으나 지난 7월 31일 오후 2~3시쯤 50대 남성 A씨가 경찰서에 방문해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 보니 소방관

범행 동기 조사 중

울산소방본부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 보배드림

확인 결과 A씨는 울산소방본부 소속 공무원이었다. 그는 사건 당일 차량을 운전해 현장을 지나다가 무인 교통 단속 장비를 발견했고 카메라를 들고 설치 장소를 벗어나 찾기 어려운 곳에 숨겨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과속 단속에 적발되자 홧김에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구체적인 수사 내용에 관해서는 "피의 사실 공표 문제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A씨가 주말인 7월 31일 경찰에 자수했고 울산시에는 '과속 단속 카메라를 훔친 것이 아니라 원래 설치되어 있던 장소 인근에 옮겨 놓은 것’이라고 진술했다"며 "그런 행동을 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해명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 결과를 전달받는 대로 규정에 의거해 조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

경찰은 은폐 시도 정황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한편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2005년 10월 30일 경찰이 강원도 춘천에서 화천을 잇는 국도변에 설치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가 도난당했다. 범인은 검거되지 않았으며 강원지방경찰청은 사건 당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이 사실을 발표해 물의를 빚었다. 해당 카메라를 운영하던 화천경찰서는 도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도난당한 이동식 카메라를 '노후 및 잦은 고장에 따른 불용장비'로 처리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네티즌들은 "소방관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뉴스는 처음 본다", "왜 저걸 굳이 옮겼지?", "별의별 어이없는 경우를 다 보겠네", "솔직히 나도 단속 카메라 치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 적 있는데 그걸 실행으로 옮기다니", "단속 카메라가 1,700만 원이나 할 줄은 몰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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