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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16. 2022

멋 들어진 자동차 튜닝, 과연 전기차도 할 수 있을까?

오버펜더 장착한 스팅어 튜닝카 / 뽐뿌

아날로그 시대의 막바지였던 2000년대는 자동차 튜닝 문화의 전성기였다. 그 시절 자동차는 비교적 구조가 단순했고 환경규제도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내연기관은 입맛대로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가볍게는 흡배기 라인을 손보거나 터보차저를 얹기도 했으며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출력을 내게 해주는 파란색 이산화질소(N2O) 탱크는 분노의 질주, 니드포스피드 언더그라운드 등 당시 자동차 관련 매체에 잘 반영된 요소다.


자동차 튜닝 마니아들에게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암울한 시기일 수 있다. 기계적 감성 한가득인 수동변속기는 극히 일부 차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퇴출당했고 내연기관은 사실상 시한부 신세다. 전기차에는 엔진음, 진동 등 내연기관 특유의 감성이 없으며 구조적 특성상 이전처럼 출력을 끌어올리는 튜닝이 어렵지만 어차피 정해진 미래인 이상 피할 수는 없을 터. 전기차 혹은 수소차를 몰게 되더라도 튜닝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앞으로도 가능한 튜닝의 종류를 정리해보았다.


드레스업 튜닝

비주얼은 확실해

아이오닉 5 / HRE
인테리어 튜닝

전기차를 몰게 된 이상 내연기관처럼 파워트레인을 튜닝하는 건 어려울뿐더러 메리트도 없다. 정교한 소프트웨어의 통제 하에 작동하는 만큼 모터 출력 상향 등의 튜닝을 하려면 사실상 차량 자체를 해킹해야 하는데 이는 상당한 위험과 불이익을 수반한다. 또한 OTA 기능이 상용화되어 자동차 제조사가 원격으로 성능을 개선해주기도 해 튜닝의 필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전기차 오너들이 많이 하는 튜닝 중 하나로 드레스업을 꼽을 수 있다. 원하는 색상이나 데칼이 포함된 필름을 씌우는 랩핑부터 범퍼, 사이드스커트 등 외형을 바꾸는 바디킷까지 범위가 다양하며 결과물이 드러나 보이는 만큼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이 선호한다. 여기에 더해 시트, 대시보드, 도어 트림 등 내장재의 색상이나 소재를 바꾸는 등 인테리어 튜닝 역시 전동화와 관계없이 가능하다.


브레이크 업그레이드

경량화 튜닝 사례도

테슬라 서스펜션 튜닝 / Group Golden
내장재 제거한 테슬라 모델 S / Electrek

동력성능은 순정 그대로 두더라도 핸들링, 브레이킹 등 하체 성능은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순정 상태보다 다이나믹한 주행성능을 위해 서스펜션을 바꾸거나 고성능 타이어로 갈아 끼우는가 브레이크 사이즈를 키우기도 한다. 전기차에는 기본적으로 회생제동 기능이 있어 순정 브레이크 용량이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만큼 크지 않은데 서킷에서 극한 주행을 할 경우 브레이크가 금방 과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차는 배터리 때문에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무겁다. 그래서 중량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뒷좌석은 물론, 도어 트림이나 바닥 매트, 필러 커버부터 헤드라이너까지 내장재까지 모두 들어내 경량화를 실현한 사례도 있다. 이는 주행성능을 최우선순위에 둔 튜닝인 만큼 일상 주행에는 여러모로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되레 역효과 날 수도

여러 변수 감안해야

테슬라 모델 3 퍼포먼스 브레이크 튜닝 킷 / Unplugged Performance
1994년형 토요타 수프라 GTE 엔진룸

내연기관차, 전기차 공통으로 해당하는 문제지만 섣불리 튜닝했다가 순정보다 못한 결과물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늘 감안해야 한다. 순정 서스펜션은 신차 개발 단계에서 차량의 컨셉과 도로 조건에 맞춰 승차감, 동역학적 특성을 정교하게 조율한 결과물이다. 좀 더 낮은 차고와 단단한 세팅의 애프터마켓 서스펜션을 달았을 때 코너링 성능이 좋아질 수는 있지만 일상 주행에 거슬릴 정도로 승차감이 나빠질 수 있다.


브레이크 역시 마찬가지로 순정 부품은 어지간한 일상 주행 조건에서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괜히 브레이크 사이즈를 키웠다가 현가하질량(서스펜션 아래에 달리는 부품의 질량)이 증가해 불규칙한 노면에서 접지력이 나빠지거나 최적의 제동 성능이 안 나오는 등의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가급적 전문 튜너에서 철저한 연구 개발을 거치고 내놓아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쓰는 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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