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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18. 2022

줘도 안 탄다는 중국 전기차, 근데 반값이면 타겠다고?

BYD 씰(Seal)

한국인들에게 '중국산 자동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저렴한 가격과 함께 국산차 대비 신뢰하기 어려운 품질, 안전성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중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다.


최근 중국 BYD 전기차에서 배터리 문제로 추정되는 자연 발화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는 등 안전성 면에서 갈 길이 멀고 중국이라는 국가 자체의 부정적 인식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국내 시장 조사 결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면서도 가격에 따라 구매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산차 반값이면

10명 중 3명 '긍정'

중국산 전기차 구입의향 통계 / 컨슈머인사이트
BYD 씰(Seal)

자동차 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자동차 구매 의향자 500명을 대상으로 '신차 반응 조사(AIMM : Auto Initial Market Monitoring)'를 진행하고 지난 3월 이후 4개월간의 결과를 분석했다. 조사 문항은 '현재 세계적으로 전기차를 가장 많이 만들고 판매하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국산 전기차와 성능, 스펙, 사양이 똑같은 중국 전기차가 들어왔을 때, 가격이 어떤 수준이면 구입을 고려해 볼 것 같습니까?'였다.


지난 6월 조사 결과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얼마나 저렴하든 구매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응답(거부반응)은 38.8%였다. 반면 동급 국산 전기차의 반값(50~60%)일 경우 30.4%가, 70~80%일 경우 24.3%가 구매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으며 국산과 비슷할 경우(90~100%) 구매 의향은 6.5%에 달했다. 거부반응은 지난 3월 대비 2.8% 감소했으며 그만큼 구매 고려 의향은 소폭 상승했다.


기존 전기차 보유자는

거부반응 비교적 낮아

현대 아이오닉 5
BYD 한(Han) 배터리 화재

응답자 특성별 비교 자료도 살펴보았다. 성별에 따른 거부반응은 여성(44.3%)이 남성(37.0%)보다 컸다. 다만 지난 3개월 사이 남성의 거부반응은 2.3% 감소한 데 비해 여성은 4.4% 줄어 여성의 거부반응 감소 폭이 더 컸다. 연령별로는 40대(43.1%)와 30대(41.6%)가 높았고 20대(26.2%)가 낮았다. 30, 40대의 거부반응이 50대(37.4%), 60대(32.1%)보다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보유 차량별 응답도 차이가 확연했다. 기존 전기차 보유자의 경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확연히 낮게 나타났다. 이들의 거부반응은 28.6%로 디젤(40.7%), 가솔린(38.6%), 하이브리드(38.2%) 차량 보유자보다 각각 10% 정도 낮았다. 다만 기존 전기차 보유자 또한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대라고 가정했을 때 구매 의향은 8.6%에 그쳐 내연기관 차 보유자와 큰 차이는 없었다.


"거부반응은 일시적 현상"

국내 완성차 업계 긴장해야

기아 니로 EV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국내에서 운행 중인 BYD 전기 버스

컨슈머인사이트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거부반응이 높게 나타나지만 그건 현재 상황일 뿐"이라며 "중국 전기차는 가격뿐만 아니라 상품, 브랜드 전략도 다양하게 마련했으며 현재 상용 전기차 시장과 같은 현상이 승용차 시장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전기 버스를 중심으로 한 중국산 상용차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48% 폭등해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특히 BYD는 내년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 진출도 앞둔 만큼 국내 완성차 업계가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정책에 차별을 두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중국산 전기차를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네티즌들은 "중국차에 내 안전을 맡기라고?", "중국산 전기차 많이 발전한 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갖고 싶진 않다" 등의 거부반응을 보인 한편 "지금 현대차그룹 횡포가 꼴 보기 싫어서라도 중국차 진지하게 고려 중", "국적 안 가리고 가성비템은 환영합니다" 등의 상반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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