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분기에 현대, 기아차, 이하 현기차는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2021년 동기 대비 3.7%가 감소한 32만 2,593대를 판매하긴 했지만, 5위인 현기차 위의 도요타, GM, 스텔란티스와 혼다가 두 자릿 수 감소율을 보인 것에 비하면, 친환경차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위치를 고수하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가 새롭게 추진하는 법안은 현기차의 진격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차를 구매할 때 구매자가 받을 수 있는 세액 공제에 제한을 걸겠다는 법안이 최근 통과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배터리 핵심 광물에 제약 건 미국
중국 노린 전략, 한국 기업은 오히려 유리
지난 16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서류는 기후변화 대응, 의료보장 확충 등에 투입될 한화 약 910조 원 규모의 지출에 대한 법안이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 해당 법안은 즉각 효력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모든 전기차 구매 시에 받을 수 있었던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앞으로 배터리 핵심 광물 원산지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여야 하며, 주요 부품의 생산지가 북미, 멕시코 지역이어야만 한다. 참고로 이 보조금은 한화로 약 천만 원 정도였다.
이는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걷어내려는 시도로 보이는데, 중국은 낮은 환경 규제로 원자재, 리튬 가공 및 납품에서 사실상 독점 공급에 가까운 위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의 배터리 시장 상황은 낙관적인 편인데, 우선 한국의 배터리 공급업체들의 경우는 중국 배터리를 교체하려는 업체들과 새로운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완성체 업체에서 발생한다.
차 생산지에 따라 보조금 차등 혜택
아직 완공 안 된 현기의 미국 전기차 라인
보조금 지급에 걸려있는 또 다른 조건, 즉 배터리의 핵심 부품, 그리고 자동차의 생산, 최종 조립이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항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현재 아이오닉, EV를 비롯한 전기차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현기차, 그리고 중국에서 제작된 베터리를 사용하는 테슬라와 같은 기존 전기차 강자들에게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전기차 시장의 후발주자인 포드, GM의 파이를 늘리기 위함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는 미국 조지아 주에 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공장을 설립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 시장에서 현기차의 위상은 위태로울 것으로 보인다.
현기차 미국 판매량 우려된다
네티즌 '역시 경제는 미국처럼'
미국 정부의 이러한 결정이 과연 국내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우려도 현재는 유효하다.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를 충당하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옵션과 트림을 통해 차량 가격에 변동을 주는 등의 시도를 현기차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혹은 이 기회에 노조에 통제권을 빼앗긴 국내 생산 라인을 긴축하고, 미국에 대대적인 생산 라인을 증설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추측도 나름대로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반면 네티즌들은 의외로 미국의 이러한 행보를 이해하는 듯 보인다. '자국 산업 보호하려면 저 정도로 강력하게 나와야 한다'라는 듯한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며, '한국도 중국 눈치 보지 말고 미국 쪽으로 가야 한다'라는 댓글에도 많은 공감이 달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