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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31. 2022

100여 대만 팔고 생산 중단한 국산 전기차의 정체는?

코란도 e-모션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전부터 전기차를 만들어왔던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이를 활용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런칭해 순항 중이며 기아도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국지엠 역시 쉐보레 볼트 EV와 볼트 EUV를 판매 중이며 르노코리아는 르노삼성 시절 파생형 전기차 SM3 Z.E.를 출시한 적이 있다.


쌍용차도 지난 2월 브랜드 최초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을 출시했다. 국산차 제조사 중 전기차를 가장 늦게 출시한 데다가 경쟁 모델 대비 내세울 점이 딱히 없다는 평가가 우세했음에도 예상보다 많은 사전계약이 몰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인 판매 대수는 100여 대에 불과하며 생산이 중단되어 신규 계약도 받지 않는 상황인데 어떻게 된 일일까?


실구매가 2천만 원대

사전계약 3,500건 몰려

수출되는 코란도 e-모션 / 조선일보
YouTube 'Recharging'

코란도 e-모션은 출시 전부터 말이 많았다. 당시 에디슨 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공방전이 이슈였고 코란도 e-모션의 스펙이 공개되었을 땐 경쟁 차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여기저기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6.7kgf.m을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탑재되어 동력 성능은 준수했지만 61.5kWh 배터리를 얹어 완충 후 주행 가능 거리가 307km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배터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히트펌프 탑재 모델 기준이다.


짧은 주행 가능 거리로 인해 정부 보조금을 100% 받지 못하고 히트펌프 사양 기준 665만 원에 그쳤으나 크게 문제 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가격이 E3 트림 기준 3,880만 원에서 시작했는데 지역에 따라 2천만 원 초반대에도 구매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가격 때문에 모든 게 용서될 수준이었고 지난 1월 사전계약이 열린 지 3주 만에 계약물량 3,500대를 돌파했다. 이는 쌍용차가 예측한 물량의 세 배를 웃도는 수치였다.


배터리 공급난

108대만 출고

YouTube 'Basstees Honda'
코란도 e-모션 실내 / 쌍용자동차

결국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생산 차질로 이어졌다. 코란도 e-모션에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한 셀을 LG전자에서 패키징해 탑재하는데 당초 LG전자는 쌍용차에 1,000개 수준의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계약한 것. 엎친 데 덮친 꼴로 LG전자가 600개 정도의 배터리를 공급하던 도중 부품 수급 문제로 배터리 공급이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쌍용차는 지난 3월 코란도 e-모션 내수용 모델 양산에 돌입해 당월 78대, 4월 30대를 생산했지만 결국 LG전자의 배터리 공급 차질에 따라 생산을 중단했으며 신규 계약도 더 이상 받지 않고 있다. 사전계약 물량 3,500대 중 고작 108대만 출고된 것이다.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쌍용차 영업소에서 계약고객들에게 토레스로 계약 전환을 권하기도 했다. 쌍용차 측은 "부족한 배터리를 충분히 확보한 후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생산 재개 가능성 열려

토레스 생산량이 관건

토레스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코란도 e-모션 /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

하지만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코란도 e-모션 생산이 재개될 전망이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는 배터리 부품 수급 문제를 해결했으며 본래 계약했던 1,000개가량의 배터리를 마저 납품할 방침이다. 이후 배터리 물량은 LG전자 협력 업체가 공급하게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코란도 e-모션용 배터리 패키징 라인을 해당 업체에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인 이관이 완료되면 코란도 e-모션의 나머지 사전계약 물량 생산도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현재 평택공장 한 라인에서 코란도, 토레스, 티볼리를 혼류생산하고 있는 데다가 토레스 계약 물량이 지난달 6만 대를 돌파한 만큼 일정 조율에 신중을 기하는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 코란도 e-모션 생산 재개 시점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배터리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생산 계획을 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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