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사가 타사 차량을 구해와 벤치마킹하는 사례는 업계에서 흔한 일이다. 현대자동차만 해도 국내에 정식 출시된 수입차는 물론이며 직수입 루트로만 구할 수 있는 해외 브랜드 차량이 남양연구소를 드나드는 경우도 여럿 포착된 바 있다. 이들이 비밀리에 입수한 타사 차량은 모든 부품을 분해, 조립하는 등 메커니즘 연구에 쓰이기도 하며 주행 테스트를 통한 데이터 수집에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 페라리 피오라노 서킷에서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가 전속력으로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은다. 피오라노 서킷은 페라리가 자사 차량을 테스트하기 위해 지은 전용 서킷으로 페라리 관계자에 의해서만 외부 차량이 들어올 수 있다. 페라리가 어떤 의도로 가장 밀접한 라이벌인 람보르기니 차량을 들였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F8 트리뷰토 하드코어 모델
개발 참고 목적으로 추정
우선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는 우라칸의 하드코어 버전으로 공도 주행용 차량보단 레이싱카에 가깝다. 람보르기니가 슈퍼 트로페오 출전 규정에 맞추기 위해 레이싱카를 일반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개조한 호몰로게이션 모델이기 때문이다. 모터스포츠 기술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공기역학 성능이 37% 증가했으며 보닛과 펜더, 그리고 앞 범퍼를 일체형 탄소섬유 파츠로 제작하는 등 극한의 경량화를 거쳐 건조중량이 1,339kg에 불과하다.
현재 페라리에는 우라칸 STO의 직접적인 라이벌이 없다. 그나마 차급이 비슷한 모델로 F8 트리뷰토가 있으며 우라칸보다 훨씬 높은 출력을 발휘하지만 트랙 주행에 특화된 모델이 아니다. 그래서 업계는 페라리가 이에 대적할 F8 트리뷰토 하드코어 버전 개발을 위해 우라칸 STO를 입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88 피스타 후속 나올까
V10 엔진 재도입 가능성?
F8 트리뷰토 이전 모델인 488의 경우 고성능 모델 '488 피스타'가 있다. 우라칸 STO처럼 앞 범퍼 에어덕트가 후드와 연결되어 고속에서 높은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헤드램프도 488 GTE 레이싱카 부품이 적용되었으며 후드, 범퍼, 리어 스포일러를 탄소섬유 소재로 바꿔 488 GTB 대비 91kg 가볍다.
여러모로 우라칸 STO와 공통점이 많은 만큼 F8 트리뷰토 하드코어 모델은 488 피스타의 실질적 후속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네티즌들은 "이런 걸 선의의 경쟁이라고 하죠", "페라리는 이전에도 우루스를 가져와서 테스트한 적이 있는데 분명 푸로산게 개발에 참고했을 듯", "페라리가 V10 엔진을 재도입할 생각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