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랜 기다림 끝에 신형 그랜저가 정식 출시되며 구체적인 가격과 사양도 모두 공개되었다. 내외장 디자인은 한 달 전에 먼저 공개되었으며 그전에도 스파이샷과 유출 사진 등을 통해 디자인을 먼저 접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이 유출되었을 당시 1세대 각그랜저를 재해석한 스티어링 휠과 택시 미터기를 연상시키는 공조 조작 디스플레이 화제가 됐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름 아닌 변속 셀렉터였다. 아이오닉 시리즈에 먼저 적용된 바 있는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가 적용되었는데 이는 지금도 네티즌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버튼식 벗어났으니 됐다"
이질감 여전하다는 반응도
기존 6세대 그랜저는 처음에 전통적인 기계식 변속 레버를 달고 나왔으나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전자식 변속 버튼으로 변경된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팰리세이드, 쏘나타 등을 통해 전자식 변속 버튼을 접해본 소비자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변속 버튼을 매번 직접 보면서 눌러야 할 정도로 직관성이 떨어졌으며 이와 관련한 사고까지 발생하자 현대차는 결국 다른 방법을 찾아보게 된다.
기아, 제네시스에 적용한 다이얼 방식이 아닌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라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했는데, 벤츠, 테슬라 등의 작동법과 큰 차이가 있었다.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고 앞뒤로 돌리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는 방향과 같이 앞으로 돌리면 전진, 뒤로 돌리면 후진으로 변속돼 훨씬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대체로 "버튼식보다 훨씬 낫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지만 "전자식 레버가 가장 적응하기 편한데 굳이 컬럼식으로 바꾼 이유가 뭐냐"며 불만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컬럼식 선택한 이유
깊은 뜻이 있었다
기아 K9의 경우 전자식 변속 레버를 달고도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조작 편의성을 모두 지켜낸 만큼 그랜저도 안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랜저 출시 행사 당시 현대차 디자이너가 이에 관련한 답을 내놓았는데, 생각보다 뜻깊은 이유가 있었다. 현대차 내장 디자인팀 송지현 팀장은 "조작계를 편리한 자리에 배치하고 기능에 따라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 신형 그랜저의 인테리어가 완성됐다"고 밝혔다.
공조 조작계의 경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깔끔하게 분리하기 위해 10.25인치 디스플레이에 통합했으며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도 같은 이유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운전석을 기준으로 우측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 시스템 등 차량 운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조작계를, 운전석 주위에는 변속 레버를 포함해 차량 움직임을 담당하는 조작계가 배치되어 운전 집중도 향상을 의도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신차에 확대 적용
코나, 쏘나타에도 달린다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는 그랜저 이전에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에 먼저 적용되며 편의성과 안전성을 먼저 입증했다. 기존 버튼식 대비 호평이 이어졌으며 조작 혼동으로 인한 사고 사례도 없었던 만큼 현대차는 향후 출시할 신차에도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내년 1월 공개가 유력한 신형 코나(SX2)의 경우 실내 디자인 유출을 통해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 탑재가 확인되었으며 신형 싼타페, 쏘나타 페이스리프트에도 적용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추후 출시될 현대자동차 신차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어떻게 변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