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차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6가 유럽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한정판 모델인 퍼스트 에디션이 하루 만에 완판된 것은 물론, 유로 앤캡에서 별 5개 최고 등급까지 받아버린 현대차 아이오닉6. 이런 겹경사가 또 있을까?
그런데 업계 관계자 일부는 이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중이다. 별 5개에 최고 등급까지 받은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세부적인 수치로만 보면 중국산 전기차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아이오닉6 총점 130.4점
보행자 보호 부문 약세
이번 유로 앤캡에서 아이오닉6는 총점 157점 중 130.4점을 획득, 별 5개 판정을 받았다. 돋보이는 부문은 바로 성인 탑승객 보호 부문. 아이오닉6는 해당 부문에서 전체 테스트 차량 중 최고점을 받아냈다. 또한 전방 충돌 부문과 후방 충돌 부문에서도 각각 0.5점씩만 감점이 되는 등 계속해서 선방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보행자 보호 부문에서 아이오닉6는 유달리 취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보행자와 충돌을 했을 경우, 보행자의 머리와 골반, 다리 등에 큰 부상을 당할 위험이 매우 높게 나온 것이다. 결국 아이오닉6는 해당 부문에서 다른 차량들보다 20~30%가량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아이오닉6보다
점수 높은 중국 전기차들
그렇다면 중국산 전기차들은 어떤 점수를 받았을까? 먼저 니오의 ET7이다. 아이오닉6보다 한차례 빨리 유럽 시장에 니오 ET7은 총점 157점 중 132.5점을 획득했다. 아이오닉6보다는 2.1점이 더 높은 수치다. 니오의 ET7은 성인 탑승객 보호 부문에서 아이오닉6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보행자 보호 부문에서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리자동차가 지분 절반을 인수한 스마트 전기차 #1은 총점 157점 중 133.4점을 획득했으며, 장성자동차그룹 웨이의 커피02 역시 133.4점을 획득했다. 두 차량 모두 아이오닉6보다 3점이나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두 차량 역시 보행자 보호 부문에서 아이오닉6를 훨씬 웃도는 점수대를 기록했다는 점이 총점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편견에 잡아먹히면
시장에 악영향 줄 것이다
현재 국내 네티즌들의 대다수는 아이오닉6가 유로 앤캡에서 별 5개를 받았다는 부분에만 집중하며 국산 전기차에 대한 자부심을 드높이는 중이다. 물론 별 5개라는 결과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면 보다 충격적인 결과가 확인할 수 있음에도 여기에 집중하고 있는 네티즌들은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국 전기차의 안전성 확보”겠다. 그간 국내 네티즌들 대다수는 중국 전기차를 두고 “안전하지 않다”, “위험한 전기차”, “죽고 싶으면 중국 전기차 타면 된다” 등의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그렇게 자부심을 가져왔던 국산 전기차보다 안전성 점수가 높다. 이러한 결과에도 네티즌들이 편견에 사로잡힌 채 시장을 대한다면, 국내 전기차 시장의 발전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