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많은 운전자들이 조금이라도 연비가 좋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신차로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체 친환경 차량 판매 비중에 53.9%에 달할 정도라는데, 이는 현재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증이 되어주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업체들의 개발 포인트는 주로 전기차에 꽃혀있는데, 소비자들 대다수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기다린다니. 그렇다면 왜 이들은 기름값조차 들지 않는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아직도 주유소보다
없는 전기차 충전소
2022년인 지금 2년 전보다 전기차 충전소가 많이 늘어나긴 했다. 서울시는 2020년에 비해 전기차 충전기 설치 대수는 4배 이상 증가했으며, 3만 5,216대가 설치될 정도로 빠른 발전을 이룬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를 운행하는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전기차 몰면서 가장 짜증 날 때는 충전소가 부족하거나 고장 났을 때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이런 전기차 충전소 부족은 정부의 과도한 전기차 보급 계획을 발표한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고, 한국 주거지 특성상 충분한 전기차 충전소를 보급할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외에도 전기차 충전소에서 발생하는 화재 문제에 대해서도 별도의 방안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라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것이다.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불안한 운전자들
전기차는 구조 특성상 차체 아래에 대용량 배터리가 설치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 시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배터리 화재의 원인은 전해질로 사용되는 카보네이트계 유기용매 열 안정성이 낮기 때문에 쉽게 불이 붙는다.
주로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리튬은 산소와 반응하면 폭발적인 수소 기체를 내뿜게 되고, 이후 화학반응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배터리들의 열폭주가 지속되면서 일반적인 화재 진압보다 어렵다. 실제로 일반 화재 상황에 사용하는 소화수보다 전기차 화재에 사용되는 소화수가 100배 더 많고, 열도 1,000도가 넘을 정도로 주변 환경에 치명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위해선 반드시 배터리 안전성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전기차보다
훨씬 긴 주행거리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 1mL의 기름이 넣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기차는 전기차 충전소에서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 한자리에서 전기차 충전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름만 넣어도 바로 주행이 가능하고, 심지어 기름을 가득 담은 쏘나타, K5, XM3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전부 주행거리가 1,000km가 넘는다.
더 큰 사이즈의 SUV 하이브리드 역시 800km를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고, 현재 출시되고 있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보다 약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물론 기름이 사용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는 자동차 가격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고 보인다.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의 가격은 내연기관보다 약 300만 원 이상 비싸지만, 전기차는 적게는 1,000만 원, 많게는 2,000만 원 이상 더 비싸기 때문에 총 드는 비용 측면에선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제조사도 전기차보단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차량이 잘 팔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제조사 때문이다. 어떠한 문제 때문에 아니라 제조사 입장에서도 전기차의 종류보다 하이브리드의 종류가 더 많기 때문에 소비자 입자에선 선택지가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전체 36종의 차량 중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은 6종이고 전기차는 트럭을 제외하면 단 2대뿐이다. 이외에도 기아 등 다른 제조사들 역시 전기차보단 하이브리드 판매를 더 많이 하고 있고, 최근까지도 랜드로버와 지프에서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았다. 즉 제조사 역시 완전 전기차보단 하이브리드에 투자를 더하는 모습으로 소비자들도 하이브리드의 수요가 더 크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언젠가는 하이브리드도
없어질 미래 자동차 시장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BMW 역시 2030년부터 모든 라인업을 전동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언젠가 하이브리드 역시 지금의 디젤 차량처럼 생산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배터리 제조원가를 낮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보급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체 원료 사용이나 수급 문제를 해결한다면,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자동차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미래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