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자동차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남성 기준 20대부터 40대까지 차량 보유 대수가 10만 대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불황과 고금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차 구매율이 감소한 것은 물론이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차량까지 팔아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기준 2040세대의 차량 등록 대수는 기존 약 659만 대에서 649만 대로 대략 9만대 이상 감소했다.
2030세대가 신차를 구매하지 않는 현상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작년 발표된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10년 동안 대략 23% 정도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2030세대가 각각 18.3%, 28.8% 감소한 것과 비교했을 때 40대는 7%정도의 비교적 적은 감소세를 보였지만, 그 수치가 점점 2030세대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황이 40대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50대 이상 차주는
증가하는 추세
20대~40대의 신차 구매율은 줄어들고 있지만, 50대 이상은 여전히 차량 구매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작년 50대 이상의 등록 차량은 전년 대비 34만 1,583대 증가했다. 50대 이상 연령대 중 가장 많은 차량 구매가 이뤄진 세대는 60대로, 16만 대 이상 증가했다. 50대는 약 8만 대, 70대가 약 7만 대의 증가로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는 주요 자산 중 하나로, 본인의 경제 기반이 불안한 상황이 오면 가장 먼저 처분하는 경향이 있다. 50대 이상 연령대는 과거 대한민국의 최대 경제 호황기를 누리며 오랜 세월 축적한 부를 가진 세대로, 젊은 세대와는 달리 경제 위기에도 어느 정도 안정된 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기존 차량을 처분하거나 신차 구매를 망설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경제 상황의 지표
자동차
현재 경제 불황은 물론이고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며 자동차 할부 금리도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2022년 초 2%대에 불과했던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가 현재는 7%에서 최대 11%까지 올라갔다. 작년 초 저렴한 금리일 때 차량을 구매했다면, 현재 올라간 금리로 인해 매달 납부하는 이자는 부담스러울 만큼 증가했을 것이다. 젊은 세대의 경우 대부분 할부를 이용해 차량을 구매하는 만큼 경제적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매달 차량 유지에 필요한 금액까지 더한다면 더 이상 차를 보유할 수 없다는 판단에 차량을 처분하게 될 것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자동차는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로 경기가 나빠지면 차량 등록 대수도 줄 수밖에 없다.” 라며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넘쳐나는 중고차 수요
가격까지 하락해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공급이 늦어지며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던 고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겨버렸다. 중고차 시장의 호황기도 끝이 난 것이다. 차량 소유를 포기하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차를 처분하기 위해 내놓는 물량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고차조차 구매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 공급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는 갈수록 줄어드는 탓에 중고차 시세도 떨어지고 있다. 엔카닷컴은 올해 1월 주요 차종 시세가 전월 대비 1.52% 하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중고차 시장에 들어온 차량은 약 96만 대였지만, 약 84만 대 정도밖에 판매하지 못 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1년 미만의 중고차는 인기가 많아 늘 수량이 부족했지만, 이마저도 재고가 남아돌고 있다. 전년 대비 인기 중고 차종의 재고 비율은 20.2% 이상 증가했다. 과거와 달리 대중교통의 발달로 자차를 보유하지 않더라도 이젠 일상생활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까지 왔기에 큰 부담을 안아가면서까지 차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진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