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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Feb 16. 2023

완성차 업계의 1급 기밀, 앞으로 모두에게 공유됩니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 / 사진 출처 = "Carscoops"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차량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자동차 내 IoT 장비를 통해 수집되는 차량 데이터의 종류만 해도 부품 상태, 차량 위치, 주변 환경 등 방대한데, 그동안 차량 데이터는 완성차 업체가 독점해오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유럽연합,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성차 제조사의 차량 데이터 공유를 법제화해 정비 업자나 보험사, 렌터카 업체, 중고차 업체 등 제3자와 공유하도록 바뀌고 있다. IoT,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이전보다 차량 데이터를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 건 사실이지만 해당 국가들이 법까지 바꿔가며 이를 오픈 소스로 바꾸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치 높아지는 차량 데이터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

유럽연합 본부
피렐리 스마트 타이어 콘셉트 / 사진 출처 = "Pirelli"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차량 데이터 관련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38.5%에 달하며 오는 2028년 시장 규모가 869억 달러(약 11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EU가 공표한 '데이터 법(Data Act)'은 EU 회원국 내 자동차 제조사에 대해 차량 데이터를 정비 업자, 자동차 보험사 등 제3자에 공유할 의무를 포함하고 있으며 EU는 내달 중으로 해당 법안에 대한 의회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앞서 2018년 도입된 EU 개인정보보호법의 경우 개인 데이터 보호 및 관리 의무를 위반하면 전 세계 매출액의 4%(최소 2천만 유로)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데, 데이터 법 또한 비슷한 처벌 규정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EU가 차량 데이터 공유를 법제화하려는 데에는 단순히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을 넘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자료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도 도입 추진 중

아직은 업계 반발 커

차량용 진단기
자동차 해킹 시연 / 사진 출처 = "CNN"

한편 미국도 EU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매사추세츠주는 차량 데이터 접근법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법안이 발효될 경우 자동차 수리 및 정비 업자에게 완성차 제조사의 차량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이 주어진다. 정확히는 기존 수리권 보장법의 연장선으로, 자동차 제조사가 정비 업자에게 법적으로 제공해야 할 정보와 IoT를 접목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완성차 제조사는 정비 업자가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차량 진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된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매사추세츠주의 차량 데이터 접근법은 지난 2020년 가결된 바 있으나 완성차 업계로부터 소송이 제기됐고 현재 집행 정지된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가 데이터 접근법 도입을 반대한 이유로는 사이버 보안 위기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대비해야

보안 기술 강화 필요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콘티넨탈 자율주행 셔틀 / 사진 출처 = "NVidia Blog"

국내 전문가들은 EU와 미국의 차량 데이터 공유 법제화가 자동차 산업 구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직 차량 데이터의 공유 범위나 방법, 비용 부담 등 주요 내용이 결정되지 않았으니 지금이 기회라는 것이다.


또한 차량 데이터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며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한 해킹 문제도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차량 데이터 통신 및 보안 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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