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코모 Feb 20. 2023

보험사들마저 거른다는 현대차, 결국 특단의 대책 내놨다

2020년 이후 미국 전역에서 현대기아차를 대상으로 한 차량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모빌라이저 장치가 탑재되지 않은 2022년형 이전 모델은 USB 충전 케이블만으로 시동을 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방법이 틱톡 등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모방 범죄가 들끓고 있다.


10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이자 미국 현지에서는 이들을 기아 보이즈(Kia Boys)라고 명명했고, 밀워키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현대기아차를 고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현대차는 보안장치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최근 대책을 내놓았다.

대대적 S/W 업데이트
모델별로 순차적 진행

현지 시각으로 지난 14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대기아차가 엔진 이모빌라이저 미장착 차량 약 830만 대에 대해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무상으로 실시되며, 열쇠가 꽂혀 있을 때만 시동이 걸리게끔 시스템을 보완한다.


해당 조치는 이달 말부터 향후 몇 개월간 진행되며, 기존 30초였던 경고음을 1분으로 연장하고 차주에게는 도난 방지 보호 기능이 있음을 알리는 창문 스티커가 제공된다. 이에 대해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CEO는 “딜러사들로 하여금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부터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20배 이상 도난당한다”
보험업계 기피 현상 관측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현지 보험업계의 기피 기류가 파악된 직후 발표됐다. 지난달 28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은 덴버와 세인트루이스 등 일부 지역에서 구형 현대기아차 모델에 대한 보험 제공을 중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하지 않은 현대기아차 차량의 경우 도난 청구율이 1,000대당 2.18명 꼴이었다. 전체 평균이 1.21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에 대해 프로그레시브는 “일부 지역의 경우 현대기아차는 다른 차량보다 20배 이상 많이 도난당했다”라며 “이에 대응해 우리는 일부 지역에서 보험료율을 올렸고, 특정 모델에 대해서는 보험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망까지 이르는 아이들
이제는 멈춰야 할 비극

현대차의 이번 조치는 소유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면서, 동시에 사회 현상에 따른 비극을 멈출 방안으로 여겨진다. 범죄 유혹에 취약한 10대 청소년들은 운전에도 미숙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미 당국은 최소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뉴욕주 버팔로 33번 국도에서 10대 학생이 몰던 스포티지 차량이 추락하면서 탑승자 6명 중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안이 취약한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할 필요도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바라볼 여지가 있다.

작가의 이전글 의외로 중장년층이 더 많이 산다는 '이 차'의 정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