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면·도어 유리를 비롯한 온 차체에 구멍이 송송 뚫리며 벌집처럼 처참한 상태로 파손된 벤츠 S클래스 차량 사진이 올라오며 화제가 되었다. 물론 구형 모델이긴 하지만, 신차 가격이 2억 원을 호가하는 고가 차량이므로 사건 전모에 이목이 쏠렸다.
그리고 한 커뮤니티에는 “거주자 우선 지정 주차 구획에 막무가내로 주차했다가 박살이 난 S500”이라는 내용이 언급되며 ‘불법주차 참교육’ 사건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 “연락처도 없으면 화나지” 등 벤츠 차주를 비판하기도 했는데, 실제 범행 동기는 그게 아니었다.
“비싼 차 맘에 안 들어서”
50대 남성의 차량 파손 이유
조선일보 등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부산 사상경찰서는 쇠망치로 차량을 내려쳐 훼손한 혐의(특수재물손괴)로 5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지난달 23일, 사상구 주례동의 한 주거지 전용 주차장에 세워진 벤츠 차량을 쇠망치로 수십 번 가격해 파손했다.
당시 A씨는 긴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차량을 파손한 이유에 대해 경찰조사에서 “내가 사는 동네에 이런 비싼 차가 와 있는 게 맘에 들지 않았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상습 주취자였던 A씨
주차 시비는 없었다
피해 차량이 있던 거주자 우선 주차장은 저녁 7시부터 아침 8시까지만 운영되며 낮 시간대에는 공용 주차 구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오후 1시 정도이므로 사건 당시 주차 관련 문제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량 수리 업자들은 쇠망치로 처참하게 파손된 벤츠 S클래스의 수리비가 최소 7천만 원에서 8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상습 주취자로, 이전에도 행패를 부려 입건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차주는 무슨 죄야”
네티즌들의 반응은
정황이 밝혀지기 전, 이번 사건이 ‘고급 외제차의 민폐 주차’로 인식된 배경에는 만연한 불법주차에 시달리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꼽을 수 있다. 실제 국내외에서 불법주차 차량에 보복 행위를 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곤 하는데, 이 또한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기에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인생 난이도 올리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저 수리비는 어떻게 하려고 할까”, “괜히 차주만 곤란하게 됐네”, “상습 주취자들은 강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아무리 술 먹었어도 저런 용기가 어디서 나오지?”, “분노조절장애… 한심한 사람들 참 많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