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코스, 자녀 등하교 코스 등 정해진 구간을 자주 주행하다 보면 신호가 언제 바뀌는지 자연스럽게 감이 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교통신호가 차례대로 변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인데, 이러한 점을 악용해 예측 출발을 하는 운전자들이 문제로 떠오른다.
이들은 ‘곧 신호 바뀔 것 같은데, 슬슬 앞으로 가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주변 운전자들보다 2~3초 먼저 출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행위를 ‘예측 출발’이라 부르는데, 정작 이를 행한 운전자는 본인이 예측 출발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사례가 전해져 논란이다. 이와 같이 예측 출발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과실은 어느 정도이고 처벌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예측 출발 독보적인
1등 자랑한 오토바이
10일 SBS뉴스는 예측 출발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교통량이 많은 서울 중구 회현사거리에서 1시간가량 정상 신호보다 먼저 출발하는 차량의 수는 얼마나 되는지 세어본 결과 맨 앞줄에 섰던 27대 중 무려 11대가 예측 출발을 했다. 그중 승용차나 화물차보다는 오토바이 운전자의 비중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교통공단이 서울과 대구 주요 교차로 통과 차량 1,800여 대를 분석한 결과 신호 변경 후 출발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04초였다. 무엇보다 오토바이는 신호가 바뀌기 전 평균보다 0.05초나 빨랐는데, 이는 황색도 아닌 빨간 신호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전자마다 이유 다르지만
빨리 도착하려는 심리가 커
이처럼 운전자들이 예측 출발을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주로 지루한 신호대기 시간을 견디지 못해 먼저 출발하려는 심리가 원인으로 꼽힌다. 운전 중 자칫 신호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예상한 것보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곤 한다. 일부 조급한 운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심리가 작용해 예측 출발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외에 업무 상의 이유로 대중교통과 배송 차량이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려다 예측 출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토바이의 경우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배달 수요가 급증해 전레 없는 호황을 맞은 바 있는데, 당시 밀려드는 배달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무리하게 주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고로 이어진다면
형사처벌까지도
하지만 예측 출발은 엄연히 범법 행위이며 보행자는 물론 마주 오던 차량과의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져 삼가야 한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동차는 황색 신호등에서 교차로를 넘어가기 전 정차해야 한다. 예측 출발은 ‘신호위반 및 지시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을뿐더러 사고로 이어질 경우 12대 중과실이 되어 100% 과실이 책정될 수 있다.
이 경우 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부 교차로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예측 출발 금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출발에 앞서 좌우를 확인하는 3초의 여유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