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긴급차량이 우선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신호체계가 시범 운영된다. 운전자들의 양보 운전 등의 선의에만 의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판단하에, 긴급차량을 우선하는 체계를 제도화한다는 취지이다.
시범 운영될 체계의 이름은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이다. 해당 체계는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차량이 정지 신호를 받지 않고 목적지까지 신속하게 이동하도록 도와주는 신호체계다. 긴급차량이 출동하면, 교통신호 정보와 차량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교차로에 도착하는 시간을 계산하고 통과 시점에 녹색 신호를 자동으로 점등하는 방식이다.
강남·마포 2개 구간에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범 운영
서울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관할 소방서, 경찰서 등과 협의를 거쳤다. 그리고 해당 사업은 정부가 공모한 '미래형 ITS(지능형교통체계) 구축 사업'에 포함돼, 국비를 일부 지원받는다. 서울시는 10일, 올해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강남, 마포 2개 구간에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시범 운영할 것이라 밝혔다.
해당 구간은 “강남구 강남소방서 앞∼강남역 교차로”(테헤란로 3.8㎞, 14개 교차로)와 “마포구 창전사거리∼마포구청역 사거리·성산2교 사거리”(독막로·양화로·월드컵로·월드컵북로 6.0㎞, 34개 교차로)다. 시는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해당 구간을 강남구, 마포구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우선 신호 시스템 적용 지역을 차례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내년 2월까지 시범 운영
25년까지 전역 실행 목표
서울시에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이 시범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시 자체적으로 단기간 테스트한 적은 있으나, 차량이 몰리는 거점 구간이 많고, 도로 사정이 복잡한 서울의 특성상 다른 지자체와 달리 도입 여부를 신중히 검토했다고 전했다.
시는 시스템을 구축할 업체 선정과 준비 작업을 다음 달 말까지 완료하고 내년 2월까지 시범 운영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 도입 전·후 긴급차량의 이동성 향상 효과나 주변 도로의 교통 영향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르면 2025년 말까지 서울 전역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효과는 이미 검증 완료
제도화 필요성 강조
우선 신호 시스템의 효과는 먼저 도입한 다른 지자체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인천시의 경우, 올해 1∼3월 시범운영 기간동안 화재 출동 시간이 평상시간대 48%, 혼잡시간대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화재 골든타임인 '7분' 이내 도착률은 100%를 달성했다. 경기도 안양시에서는 올해 1월 한 달간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긴급차량 출동 시간이 평균 5분 25초로, 실시 전의 9분 50초보다 약 4분 25초(44.9%) 당겨졌다.
한편 시 관계자는 "현재 긴급상황 발생 시, 운전자들의 양보 운전에 의존해 출동하고 있으나, 교통사고와 안전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긴급상황 발생 시, 교통상황 및 신호대기로 인한 출동 지연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긴급차량의 출동 시간 단축과 안전한 우선 통행을 위해 우선 신호 시스템 도입이 적극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