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유니클로다. 유니클로 불매 운동의 열기는 뜨거웠다. 한때, 후리스 제품을 줄 서서 사던 사람들은 온데간데 사라졌고, 유니클로 매장은 개미 한 마리도 지나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해졌다.
뿐만이 아니었다. 소니, 무인양품, 캐논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일본 불매운동은 지속됐다. 이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 불매 운동에 대한 열기는 점점 식어가는 중이다. 그런데 최근 한 매장에서 일본차를 출입금지 한다는 공지가 올라와 식어가던 일본 불매 운동 열기에 다시 불을 지폈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알아보자.
어느 한 골프장의
공지사항
전북 김제에 있는 한 골프장이 2022년 1월 1일부터 일본산 차량을 출입금지하겠다고 공지했다. 해당 골프장은 이 공지를 통해 도요타,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 미쓰비시, 마쓰다, 마쓰시다, 스바루, 이스즈 등 일본산 모든 차량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골프장 측은 “일제의 핍밥속에서 나라를 지켜내고, 후손들에게 자유를 물려주신 조상들의 공로를 잊지 말자는 취지”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해당 골프장에 일본 브랜드 차량을 몰고 가면 골프장 출입은 물론 골프를 치지 못한다. 이러한 조치를 두고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오지랖이다”
“각오가 대단하다”
네티즌들은 “전형적인 애국코인 탑승하려는 거 같은데..”, “저러다 고객 수 줄면 후회할 듯”, “일본에 대한 반일감정은 이해하지만, 기존에 차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은 무슨 죄?”, “뭐 저런 걸 하냐, 오지랖이다” 등 해당 골프장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매출 줄어들 거 각오하고 대단하다”, “응원합니다”, “일본은 현기차 안 탐, 우리도 일본차 그만 탑시다”, “진정한 용자다”, “진짜 멋진 결정입니다, NO JAPAN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등 지지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골프장에서 일본 제품
사용하는 건 말이 되고?
해당 골프장이 사용하는 골프장 카트는 일본산 제품인 “야마하”브랜드 라는 것. 일본 자동차 출입을 금지하는 반면, 일본 브랜드의 골프용품은 사용한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네티즌은 “불매할거면 일본산 골프채 사용자도 모두 금지시켜라”, “하려면 제대로 해라”, “일본 골프복은? 일본 골프채는?”, “일본산 카트에서 로고떼고 쓰면 노재팬해도 되는 거야?” “내로남불, 선택적 반일” 등 선택적 불매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일본차 불매운동 여전하다
너도나도 일본차 신고
사실 일본차 불매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상당수 존재한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다양한 일본차 신고글이 올라온다. “렉서스는 못 참지”, “세자리 수 일본차 신고 인증합니다”, “오늘도 3자리 일본차 신고” 등 다양한 제목으로 일본차 신고 인증글이 올라온다.
이에 네티즌은 “일본차는 신고가 답”, “일본차 타는 사람들 뇌구조가 신기함”, “일본차 끌고 다닌다고 돈 다 써서 불법주차 하나 봄” 등 일본차에 대해 비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불법주차는 일본차든 국산차든 상관없다”, “일본차를 떠나서 생각이 없네” 등 불법신고는 일본차여서가 하는 게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여전히 일본차에 불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일본차 판매량이 국내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19년 7월
일본 불매 운동 확산 시작
수년간 한국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 2위를 차지하던 일본차의 하락세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일본차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며 시작됐다. 불매 운동 여파로 일본차의 판매량은 매달 급감세를 이어나갔다.
당시 일본 대표브랜드 렉서스, 도요타, 혼다 판매량 모두 평균 500대 이상 떨어졌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번진 일본제품 불매운동 “노노재팬”에 직격탄을 맞은 일본차였다. 그러나, 최근 일본차는 친환경 트렌드를 타고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 번 알아보자.
일본차 친환경 트렌드 타고
부활 조짐 보인다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던 일본차의 부활은 친환경 트렌드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실제 일본차 판매량의 증가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이 견인하고 있는 렉서스의 경우, 올해 판매량 중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8%에 달한다. 도요타 역시 92% 가량이 친환경차 판매량이다.
특히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렉서스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 중형 세단인 “ES 300h”의 인기가 뜨겁다.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 미니밴인 시에나 하이브리드도 흥행 중이고, 혼다의 뉴 CR-V 하이브리드,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역시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3사의 판매량 증가는 친환경 트렌드 지속과 함게 신모델 출시 등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차 3사 판매량
얼마나 증가했나
올해 렉서스의 누적 판매량은 6,8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2% 늘었다. 수입차 가운데 9위의 판매량이다. 점유율도 전년 2.97%에서 올해 3.51%로 소폭 늘었다. 혼다 판매량 역시 상승세다. 혼다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2.532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8.9% 늘었다.
도요타의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4,375대를 기록했다. 일본차 3사의 판매량은 올해 들어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대까지 떨어졌던 일본차 점유율은 지난달 7.07%로 소폭 올랐다.
일본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게 과연 친환경 트렌드를 탔기 때문만일까? 그 이유도 분명한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사실 많은 이들이 선택적 불매운동을 하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불매운동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을 한다고 해서 일본 제품들을 무조건 100% 배척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제품이 일본 제품이라면 구매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들 중 몇몇은 일본 제품을 이용하는 타인을 공격하고 조롱하는데, 정작 본인 취향의 일본 제품에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이중성을 드러내곤 한다. 이와 같은 행동을 본 소비자들은 “내로남불이네 완전”, “이러니까 불매 운동이 계속 논란되지”와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일본 제품에 대한 자유지만, 혹시 이중잣대를 들이밀고 있진 않은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