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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Dec 24. 2021

"한국 시장은 버렸네" GM 폭탄선언에 국내 반응 난리

지난 11월,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2인자라 불리는 스티브 키퍼 수석 부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에 방문해 생산공장과 주요 기능, 제품개발 및 투자 현황 등을 직접 점검했다. 그 뒤 한국GM에서 개최한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 한국GM의 사업 현황 업데이트와 미래 성장 전략 및 계획을 소개했다.


여기서 스티브 키퍼 수석 부회장이 다소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오는 2025년까지, 보급형 차량부터 고성능 차량, 트럭, SUV 등 새롭게 출시할 전기차 10종에 대해 “한국 시장에 출시는 하되, 한국에서 생산할 계획은 없고 전부 수입해서 판매할 것”이라 밝힌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국내 소비자들은 깜짝 놀란 상황이다. 이번 시간엔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GM의 폭탄선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매일노동뉴스 / 스티브 키퍼 GM 수석 부사장

GM의 전기차 10종

한국에 들어온다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스티브 키퍼 수석 부회장은 한국을 방문해 한국GM의 향후 미래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티브 키퍼 수석 부회장의 말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한국에 출시 예정 중인 전기차 10종과 GMC 브랜드 론칭 및 시에라 픽업트럭, 쉐보레 플래그십 SUV인 타호를 출시할 것이라 밝혔다.


이와 함께 충돌 제로, 배출 제로, 혼잡 제로 등 “트리플 제로 비전”을 추구하는 GM의 글로벌 성장전략과 함께 한국 시장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 사업장은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습득이 빨라 많은 기회들을 가지고 있는 시장”이라는 말로 한국 시장을 평가했다.

그런데 생산은 안 한다

전량 수입 예정

그리고 그는 한 가지 충격적인 설명을 바로 덧붙였다. “GM이 한국 시장에 들여오는 10종의 전기차에 대해 한국에선 생산 계획이 없고 전량 수입차량으로 선보일 것”이라 말한 것이다. 이러한 스티브 키퍼 수석 부회장의 발언은 국내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한국GM 내부에선 이런 본사의 결정에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한국GM은 그간 국내에서 판매하는 쉐보레 볼트를 전량 수입해왔다. 재밌는 건 쉐보레 볼트에 탑재되는 배터리가 인천에 공장을 둔 LG 배터리인데, 근처 부평에 한국GM 생산공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를 미국에 수출하고, 다시 볼트를 수입해오는 구조였다. 이러한 점을 들어 다음 전기차 생산은 배터리 운송에 이점이 있는 한국에서 진행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빗나가고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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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한국GM 부평 공장

한국GM 생산공장

현황 보니 처참한 수준

한국GM이 국내 생산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이 들어오길 기대했던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현재 한국GM의 생산공장은 전국에 3곳이 있는데 이중 미션만을 생산하는 보령공장을 제외하면 완성차를 생산하는 공장은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단 두 곳이다. 현재 부평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말리부를 생산하고 있다. 한때는 아베오도 생산했지만 2019년 3월, 국내에서 단종되어 수출용으로 생산을 이어가다 얼마 가지 못하고 곧 단산했다.


창원공장에서는 라보와 다마스, 스파크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중 라보와 다마스가 올해 단종하게 되어 현재는 스파크만 생산하는 중이다. 문제는 쉐보레에선 경차와 세단 차량의 생산량을 점차 줄이고 향후 SUV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점에서 발생한다. 기존에 생산하던 차량은 줄어드는데 새롭게 생산을 시작하는 차량이 없으니 두 공장 모두 향후 생산물량의 전망이 어두워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다른 차 없이

트레일블레이저만?

물론 한국에서 생산을 예정한 글로벌 크로스오버 차량이 있긴 하다. 스티브 키퍼 수석 부사장은 이 글로벌 크로스오버 차량을 언급하며 “한국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한국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인 글로벌 크로스오버 차량의 성공적인 론칭과 트레일블레이저의 흥행 유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두 가지 목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국 사업장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이 GM이 한국GM에게 거는 기대는 차량 생산 쪽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향후 출시할 차량들의 원활한 론칭, 생산을 위한 기반을 닦고 배터리와 플랫폼 등 핵심 부품을 담당하는 쪽에 초점에 두고 있다는 것이라 추측했다. 해당 추측에 따르면 한국 공장에서의 생산 방향은 다른 차량의 생산량을 점차 줄여가고 잘나가고 있는 소형 SUV 차량,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는 방향으로 설정된 셈이다.

데일리임팩트 / 한국GM 부평 공장

이번 사태의 원흉이

한국GM 노조다?

이번 GM의 결정이 어떤 이유로 내려진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한국GM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확실히다. 일각에서는 GM이 지난 2018년 산업은행이 출자 조건으로 제시했던 “10년 공장 유지”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한국 철수를 고려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바이든 정부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자국 생산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이 통과만 된다면 굳이 한국에 생산공장을 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GM의 노조가 현 상황에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한국GM의 노조가 보인 지난 행보에 GM 측이 한국GM 생산공장에 대한 생산성과 효율성에 대해 우려를 하는 상황이라 덧붙여 설명했다. 해당 주장은 그간 스티브 키퍼 수석 부사장이 한국GM 노조에 대해 보여왔던 입장에서 비롯됐다.

한국경제TV / 한국GM 노조 파업 현장

노조의 지난 행보에

오를 대로 오른 위기감

한국GM 노조는 임금단체협상 등의 이유로 거의 매년 파업을 해왔다. 이와 같은 노조의 행보는 그간 끝없는 노사갈등을 야기해왔다. 노조의 파업이 발발할 때마다. 스티브 키퍼 수석 부사장은 “한국GM에 대한 장기적인 미래가 의심스럽다. 한국을 제외하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 등 우리에겐 다른 선택지가 있다”라고 언급해왔다.


그럼에도 노조의 파업은 꾸준하게 진행되어 왔는데 결국 터질게 터진 상황이 되었다. 한국GM이 전기차 생산 물량 확보에 보인 기대감은 산산이 부서졌고 추가 물량은커녕, 기존에 생산하던 물량마저 줄어들 것이란 추측에 힘이 실리니 이에 따라 현재 한국GM의 존속 여부조차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향후 GM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

당장 한국GM이 미래에 생산할 추가 물량을 단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생산 물량 감소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 예측된다. 이에 많은 관계자들이 한국GM의 사측과 노조 측의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되는 이 시점에서 생산 물량이 감소된다는 것은 결국 생산직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이렇듯 한국GM의 존속 자체가 매우 위태위태한 상황에 놓여있다 보니 향후 한국GM이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나갈지, 노사갈등은 어떤 영향을 안고 올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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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따위랑 비교가 안됩니다” 이미 미국에서 역대급 찍은 전기차

이코노미스트 / 한국GM 부평 공장

GM의 발표를 통해 한국GM의 전망은 다소 어두워졌다. 전기차 중심 생산으로 전환하는 이 타이밍에서 한국에서의 생산 계획이 없는 것은 향후 심각한 일자리 문제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벌어질 노사갈등까지 생각해 보면 더욱 답답해지는 상황이다.


이번 GM의 발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해당 소식을 접한 국내 소비자들은 “GM이 한국에서 철수하려고 하는 건가?”, “7년간 적자라고 들었는데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다”, “어딜 가나 항상 노조가 문제네”. “얼마나 행패를 부렸으면 부사장이 노조한테 경고를 하나”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아직 당장 발생한 일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니 향후 GM의 행보와 한국GM의 귀추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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