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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Dec 31. 2021

중국차 아무리 좋다 해도 국내서 절대 안 먹히는 이유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이 무서울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국 전기차 업체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충분한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올해 11월 기준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1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업체가 무려 14곳에 달했다. 이 중 중국의 전기차 업체 BYD는 11월 한 달에만 무려 9만 대의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했다.


샤오펑, 리샹, 니오 등과 같은 전기차 업체들도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인 테슬라를 잡기 위해서 꾸준하게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니오가 최근 순수 전기 세단 ET5를 공개했다. ET5는 니오 측에서 공개한 스펙이 놀라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차량이면서 동시에 국내 반응은 좋지 못한 차량이다. 그래서 이번 시간엔 니오의 ET5와 해당 차량을 통해  중국차에 보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알아보겠다.

차이나포커스 / 니오 ES8

전기차 업체 니오는

대체 어떤 브랜드?

니오 ET5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니오라는 브랜드를 먼저 언급해야 할 필요성이 있겠다. 니오는 중국의 완성 전기차 업체 중 하나로 테슬라와 큰 성능 차이가 없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업체다. 이로 인해 니오가 가진 별명이 바로 “중국의 테슬라”이다.


다만 아직까지 브랜드 가치가 테슬라는 물론이고 자국 내 BYD와 같은 업체에 비교해도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바이두, 텐센트와 같은 중국 내 굵직한 기업들의 투자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연구와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어 중국 전기차 업체들 중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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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에서 공개한 ET5

어떻게 생겼나

그럼 니오에서 공개한 ET5는 어떤 차일까? ET5는 니오의 6번째 순수 전기차이자 ET7에 이어 공개된 두 번째 세단 차량이다. 외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면서 날렵한 모습이다. 전면부 헤드램프와 범퍼는 ET7과 유사한 디자인을 적용했고 C 필러 라인이 완만하게 떨어지는 전형적인 4도어 쿠페 차량 라인을 갖췄다. 차량 루프 위에는 ADAS 및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가 자리했고 도어 손잡이는 플러시 타입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실내에는 12.8인치 디스플레이와 대시보드 위 동그란 소형 디스플레이인 “노미”가 자리하고 있다. 노미는 니오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비서로,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음성인식과 내비게이션 안내와 같은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256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와 돌비 애트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여기에 승객이 전방 주행 상황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강현실 안경을 함께 마련했다.

공개된 스펙을 보니

어마어마한데?

ET5의 크기 제원은 길이 4,790mm, 너비 1,960mm, 높이 1,499mm, 휠베이스는 2,888mm로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 3보다 96mm 길고 111mm 넓다. 휠베이스 역시 13mm 더 길어 테슬라 모델 3보다 넉넉한 주거 공간을 갖는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라이다 센서, 카메라를 비롯해 초음파 센서, GPS를 탑재해 자율주행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가능케 한다.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은 75kWh, 100kWh, 150kWh으로 구성되어 있다.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중국 CLTC 기준 547km, 696km이며 150kWh의 배터리를 탑재하면 무려 최대 992km 주행이 가능하다. 파워트레인은 전 트림 전륜 201마력, 후륜 282마력의 듀얼 모터로 구성되어 있고, 최고 출력 483마력, 최대 토크 71.3kgf.m의 성능을 보인다.

테크 M / 니오 전시관

국내 소비자들은

부정적이다

니오가 공개한 ET5는 내년 1월부터 중국과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에서 사전 계약을 진행, 9월 중 고객 인도를 계획하고 있다. 니오 측이 공개한 스펙과 실제 스펙이 얼마나 차이가 날지는 실제로 차량이 출고가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실제 스펙이 공개 스펙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ET5는 현존하는 전기차들 중 손꼽히는 스펙을 보유한 전기차가 된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국내 소비자들은 “150kWh 배터리를 달면 차가 무거워서 달릴 수나 있나?”, “테슬라랑 현대가 저 용량의 배터리를 달 줄 몰라서 안다는 게 아닌데”, “저 정도 수치면 스펙이 아니라 소설 아니냐”, “듣지도 못한 브랜드에서 저런 차가 어떻게 나오냐 말도 안 된다”와 같은 반응을 통해 니오 측이 공개한 스펙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신문 / 오성홍기를 든 중국 시민

브랜드 문제가 아니라

중국이 문제다?

그런데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천천히 살펴보면 니오나 ET5에 대한 언급보다 중국이라는 국가 자체에 대한 언급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물론 이 역시도 부정적인 내용이 대다수다. 주로 “뭐야 중국산이네?”, “저 차의 단점은 메이드 인 차이나”, “짱개와 왜놈들 차는 안 산다”와 같은 반응이었다.


심지어 그중에는 “처음부터 중국차라고 했으면 기사를 보지 않았을 것”과 같은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어느 국가 브랜드인가에 따라 차량보단 국가 그 자체를 언급하는 소비자들은 어딜 가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국가에 대한 언급이 압도적으로 많고, 또 그중 대부분이 부정적인 경우는 드물다. 쉽게 말해 단순히 중국이라서 싫은 국내 소비자가 많은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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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평가가 나쁜

중국차 브랜드들

그렇다 보니 국내에선 유독 중국차 브랜드들이 고전하고 있다. 그간 국내에 진출했던 중국차 브랜드로는 포톤, 북기은상기차, FDG, 구룡자동차, 하이거, 동풍소콘 등이 있다. 당연히 이 브랜드들 모두 인식이 바닥을 치고 있으며 저조한 판매량은 물론 국내 소비자들이 브랜드 자체를 인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포톤과 북기은상기차의 경우 진작에 망해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현재는 BYD와 상하이자동차, 홍치와 같은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계획 또는 추진 중에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좋지 못하다. 단순히 브랜드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는 반응을 넘어서 “중국차는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와 같은 꽤나 과격한 반응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왜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과 중국차에 대해 이렇게 부정적일까?

시사IN / No China 일러스트

중국 하면 떠오르는

인식이 가장 큰 원인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과 중국 제품, 일명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해 특유의 조악한 품질, 증발해버린 저작권 의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베끼기 상품 등과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사실이기도 하다. 그간 “일단 만들고 보자”와 같은 자세로 제품을 생산해왔으니 어느덧 중국산 제품들은 시장에서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에 내구성을 말할 것도 없고 가격만 싼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여기에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도 중국이라는 국가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데 한몫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은 만큼 발생지인 중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중 감정이 커진 것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메이드 인 차이나”라 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거른다”와 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동아일보 / 현대자동차 중국 전략 모델 밍투 2세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악명은 자동차에도 유효하고 품질과 안전성이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중국차도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가성비 측면도 좋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국내 업체들도 중국 전기차 시장을 더 이상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1위 기업이라 할 수 있는 현대차조차도 중국 시장에선 고전하고 있다. 시장 진입은 물론 자리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중국차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중국 시장이 성장해감에 따라 우리의 인식은 선입견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업체들에겐 더 큰 성장, 소비자들에겐 더 넓은 선택폭을 위한다면 더 이상 선입견이 아닌 객관적인 자세로 중국차를 바라볼 필요성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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