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산차 판매량 왕좌는 현대기아차가 차지했다.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총 64만 1,578대의 판매량, 기아차는 총 48만 6,819대의 판매량을 보였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의 87.8%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수치이다.
그런데 인기 많은 현대기아차, 문제도 많았다. 2021년 현대기아차의 품질 결함 문제는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 2021년 총 12번의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한 차량 대수는 143만 7천여 대로 2021년 판매 대수를 훨씬 넘는다. 현대기아차의 품질 결함 문제, 리콜 대상과 사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1년 내내 뜨거웠던
현대기아차 품질 결함 이슈
본격적인 결함 이슈에 대해서 말하기 전, 2021년 1월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의 신년사를 다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정의선 회장은 ‘품질과 안전’에 대하여 재차 언급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품질과 안전이 보장되어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실현하는 것이 고객 존중의 기본이고,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기아의 2021년을 되돌아보자. 배터리 화재, 브레이크 결함, 시동 꺼짐 등 끊이지 않고 품질 결함 문제가 제기되었다. 즉, 정의선 회장의 새해 메시지가 바람으로만 끝난 것이다. 이러한 결함은 사고로까지 이어져 더 큰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현대차 엔진 결함 폭로
내부고발자 사례도 화제
사실, 현대차 결함 문제는 이전부터 뜨거운 이슈였다. 품질과 관련해 2016년 현대자동차의 엔진 ‘세타-2’의 결함을 밝힌 공익제보자의 사례도 존재한다. 공익제보자는 김광호 씨로 25년간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차의 세타-2 엔진 리콜 축수, 미신고 사안을 회사 내 감사실에 제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광호 씨는 포기하지 않고 이를 미국 도로교통 안전국에 제보하게 된다.
제보 후, 현대자동차의 엔진 결함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김광호 씨 덕분에 국내외에서 수백만 대의 자동차는 리콜을 받게 되었고, 자동차 운전자들은 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김광호 씨는 ‘보안 규정 위반’ 사유로 해고 처리, 자택 압수수색까지 당하게 된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의 해고 무효 결정, 미국에서 거액의 보상금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김광호 씨의 양심과 노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취해줬다.
→ 현대기아차 엔진결함 폭로
현대기아차 엔진결함 폭로했던 내부고발자, 결국 280억 원 보상금 받았다
자동차 결함 시정
리콜 제도에 대해서 알아보자
품질 결함 문제가 제기된 후에는 리콜 제도로 조치가 취해진다. 자동차 제작결함 시정 리콜 제도란, 안전과 관련된 사고와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이다. 자동차가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생겼을 때 자동차 제작, 조립, 수입자가 그 결함 사실을 소유자에게 통보하고 부품의 수리 및 교환 등의 시정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리콜 제도의 수행은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주관한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제작, 조립, 수입한 자동차에 결함 여부를 확인하는 권한을 가진다. 필요한 때에 성능시험 대행자에게 결함에 대한 조사를 하게 할 수 있다. 이때, 성능시험 대행자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 안전 연구원에서 실질적인 조사를 담당한다.
2021년 현대기아차
리콜 대상 · 사유는
2021년 현대·기아에서는 2, 4, 5, 9월 한 차례, 8, 10, 11, 12월 두 차례로 총 12번의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 대상은 현대차의 투싼, 쏘나타, 스타렉스, 마이티와 제네시스의 G80 그리고 기아차의 스팅어, 카니발 등이 해당된다.
리콜 사유는 다양하다. 제조 불량에 따른 연료 누유, 에어백 오작동, 소프트웨어 설계 오류, 전자제어 유압장치, 냉각수 누수 등이 있다. 그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리콜 사유는 전자제어 유압장치 내부 합선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다.
→ 전국민 등돌리게 만든 현대차 결함
“진짜 정떨어지네요” 전국민 등돌리게 만든 현대차의 결정적인 결함 드러나자 네티즌 반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전자제어 유압장치 내부 합선 문제는 무엇인가
전자제어 유압장치란, 제동력 브레이크 장치, 차체자세제어장치, 구동력 제어장치를 통합·제어하는 ‘유닛’이다. 전자제어 유압장치는 주행 안전성을 유지하는 장치로, 이 부분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주행 안전성 면에서 중대한 결함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전자제어 유압장치 모듈 내 회로 기판의 전기적 합선으로 인해 극한의 상황에서는 화재 위험의 가능성이 있다. 이에 현대차는 리콜을 실시해 HECU 개선 퓨즈 장착 및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조치를 취했다. 또한 고전압 배터리 점검 후 이상 변화가 있는 배터리는 교체하고, 배터리 진단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미국에서도 신뢰 잃은 현대기아차
지난 27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결함 조사를 강화할 것을 발표했다. 대상은 2011~2016년식 현대기아차 300만 대 이상이다. 이 전에 이미 161건의 엔진 화재 관련 민원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접수된 적이 있고, 이 중 일부는 이미 리콜된 차량에서 발생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새로운 엔지니어링 분석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고, 이번 분석이 추가 리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리콜 대상 범위, 조치의 적절성과 실효성에 대해서도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추가적인 제재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나아질 거라고 기대해 봐도 되나요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대책
계속되는 품질 결함 논란, 리콜에 현대기아차가 품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나섰다. ‘시장 품질 개선 혁신 태스크포스’를 꾸려, 품질 문제와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또한 신차 출시 전략을 변경하였다. 디자인 공개 직후 신차를 출시하는 것이 아닌, 신차의 디자인을 공개한 뒤에도 최장 한 달 동안 일반 도로에서 수십, 수백 대의 차를 테스트한 후 시장에 차를 내놓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는 전국 생산현장에서도 ‘품질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차 검수 라인 조명의 조도를 높여 자그마한 흠집까지 적극적으로 찾아내도록 했고, 문제를 발견한 직원에게 사례를 하는 보상 조치를 실시했다. 이러한 대책을 세우며 품질 논란을 해결하고, 등 돌리는 여론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내놓은 대책이 무색
현대기아차 품질 결함 이슈 여전히 진행형
하지만 현대기아차 품질 결함 이슈와 리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동일한 문제가 같은 차종에서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것은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제조사가 이 문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품질 결함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대처들이, 실제로 어떻게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2022년 1월,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은 신년사를 발표했다. 정의선 회장은 “전 그룹에 걸쳐 가장 기본이 되는 디테일한 품질 관리와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2022년의 신년사에서 강조하는 내용이 2021년과 겹쳐 보인다는 점에서, 품질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과연, 올해는 정의선 회장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향후 대책과 방안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올해의 인기에 이어 2022년에도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하지만, 반복되는 품질 결함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얼마나 자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현대기아차에게 놓인 우선적인 과제는 무엇일까? 현대기아차 소비자들이 품질 결함 이슈에 대해 “디자인은 2021년, 엔진은 2001년”, “목숨 걸고 자동차 타야 하나” 등의 불만을 토로한다. 이처럼, 우선의 과제는 자동차의 디자인, 가격을 내세우기 전에 소비자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과제를 해결해 갈 현대기아차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