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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Jan 20. 2022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 살리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볼 수 있었던 여러 이슈들 중 가장 시끄러웠던 이슈를 하나 고르자면 역시 에디슨 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전 일 것이다. 지난 10일, 양사가 본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쌍용차의 새 주인 자리는 에디슨 모터스가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인수가 된 것은 아니다. 인수대금 중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도 납부해야 하고, 쌍용차의 부채 및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통해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남은 일들이 밀려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큰 우려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경제TV /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입구

우선 인수금액부터

완납해야 하는 에디슨 모터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난 10일, 에디슨 모터스와 쌍용차 간 투자 합병 본계약이 체결됐다. 몇몇 사람들은 이 소식만을 듣고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라고 말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인수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선 인수대금이 남아있다. 에디슨 모터스는 쌍용차와 M&A 양해각서 체결 당시 155억 원을, 본계약 체결 당시 150억 원을 납입하며 총 계약금 355억 원을 납입했다. 이는 전체 인수대금 약 3,048억 원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관계인 집회 개회 5영업일 전까지 남은 잔금 2,743억 원을 납입해야 한다.

뉴스토마토 / KDB 산업은행 본사

다음은 채권단 동의

그런데 의구심이 생겼다

다음은 채권단의 동의다. 현재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 측은 쌍용차 인수 및 운영을 위해 약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에디슨 모터스는 해당 금액을 조달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채권단들에게 전달한 뒤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에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 측은 자금 확보에 있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장과 완성차 업계 등에선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 측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보이여 큰 우려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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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카매거진 /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는 법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야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 측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금융사로부터 5,000억 원을 대출받고, 에디슨 모터스와 KCGI의 증자 등으로 2,000억 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중간에 FI로 참여한 키스톤 PE 측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는 이슈가 발생했지만 이후 KCGI 측이 FI로 나서면서 글로벌 투자자에 3,000억 원 이상 자금 확보에 대한 구두 확약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의구심이 발생하는 이유는 자금 조달을 위해 어느 투자자에게 어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 계획을 제외하면, 사실상 자금 조달에 관한 부분은 전부 베일에 싸여 있다”라며 "현재로서는 에디슨 모터스가 제시한 회생계획안이 채권단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 밝혔다.

첩첩산중인 현 상황

남은 인수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나?

심지어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 측 중 에디슨 모터스는 필요 자금 중 최소 51% 이상은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KCGI의 지분이 에디슨 모터스의 지분을 넘어서면 1대 주주가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KCGI가 투자금을 최대한 채워 넣는다고 가정해도 49% 이상 채울 수는 없다”라며 “에디슨이 자력으로 51%를 투자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자금 압박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채권자들은 최대한 높은 변제율을 원하고 인수자는 자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채권자 설득 과정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AI 타임스 / 테슬라 캘리포니아 본사

인수해도 문제인 게

전기차 어떻게 만들 건데?

에디슨 모터스가 어떻게 자금 조달도 성공하고, 채권단의 동의도 얻어 완전히 쌍용차를 인수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래도 문제다. 과연 에디슨 모터스가 어떻게 전기차를 개발하고 생산하겠냐는 것이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어서 “테슬라와 경쟁하겠다!”와 같은 호언장담을 했던 것일까?


없다. 당연히 없다. 당장 전기차 플랫폼부터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 등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일찍이 플랫폼 개발 다 하고 전동화 시대 전환 준비 끝낸 뒤 미래 모빌리티 구상에 나선 상황인데, 당장 전기차의 기초가 되는 플랫폼부터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니 쌍용차에 대한 미래 경쟁력에 우려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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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 에디슨 모터스 강영권 회장

호언장담은 했지만

알맹이가 전혀 없다

물론 에디슨 모터스나 자회사인 에디슨 EV에서 출시한 전기 상용차, 전기 소형차 등이 있긴 하다. 하지만 상용차와 승용차는 전혀 다른 분야이며, 전기 소형차는 중국에서 개발된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형식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E-GMP 플랫폼 개발에만 조 단위의 비용을 투입한 점을 생각해 보면 갈 길이 참 멀고도 먼 것이다.


하지만 에디슨 모터스의 호언장담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에 있다. 최근 에디슨 모터스 강영권 회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쌍용차 인수 관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의 입장을 통해 쌍용차 인수에 대한 배경과 그에 따른 심경 등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향후 쌍용차를 두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등에 대해선 알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

서울경제TV / 에디슨 모터스 공장 내부

소비자가 원하는 건

구체적인 계획이다

“테슬라의 경쟁자가 되겠다”, 좋은 목표다. 한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경쟁자로 두고 따라잡으려 노력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계획이다. 구체적인 계획 하나 없이 단순히 “무슨 차를 몇 대 만들겠다”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


자동차 시장은 시장 환경과 소비자, 그리고 근로자 등이 밀접하게 얽혀있는 복잡한 비즈니스 무대다. 이 무대 위에서 박 터지게 경쟁하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당장 가진 기술도 없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데 큰 목표만을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에디슨 모터스를 보며 그 누가 불안해하지 않겠는가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 속에서 쌍용차가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시장은 없다. 그나마 모노코크 SUV나 픽업트럭에선 강세를 보일 순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쌍용차가 “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업체들이 “안 해서”이다. 심지어 쌍용차는 그간 크고 작은 이슈로 인해 그나마 있던 차량들의 상품성조차 챙기지 못해왔다.


그러니 쌍용차가 소비자들에게 이도 저도 아닌 완성차 업체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향후 쌍용차가 에디슨 모터스 품 속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과거의 쌍용차를 떠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쌍용차만의 DNA를 다시 잇고, 이를 강화해가나는 방향이 앞으로의 쌍용차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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