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과 함께,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자동차 회사에 큰 타격이 있었던 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수입차 판매는 1987년 수입차가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개방된 이후 34년 역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였다.
지난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해 전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27만 6,146대로 2020년 연간 판매량 대비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판매량 상승 폭이 크지 않아 30만 대 달성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대해서 임한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2021년 수입 승용차 시장은 다양한 신차 출시, 적극적인 마케팅,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물량 부족 등으로 인해 2020년 대비 증가가 제한적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작년에는 어떤 수입차들이 많이 팔렸을까?
TOP1은 벤츠 E 250
넘사벽 판매량
작년 수입차 판매량 1위는 메르세데스-벤츠 E 250 이었다. 2018년에는 벤츠 E 300 4MATIC, 2019년에는 E300, 2020년에는 벤츠 E 250으로, 벤츠 E 클래스는 꾸준히 국내 베스트 셀링카를 차지해왔었다. 특히 재작년에는 E 250이 1만 321대에 팔렸었는데 작년엔 이보다 1,557대가 더 팔려 1만 1,878대의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하였다. 이는 2위와 5,000대 가까이 차이가 나는 수치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E 클래스는 벤츠의 베스트셀링 럭셔리 세단으로 그중에서 E 250 모델은 역동적인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 다양한 첨단 편의 사양을 탑재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작년 역시, 점유율 27.58%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 벤츠는 국내 판매량도 1위지만, 과징금도 1위
한국 판매량 압도적 1위인데….알고보니 벤츠가 이것도 1위 하고 있었습니다
TOP2는 렉서스 ES300h
불매운동한다더니?
판매량 2위는 렉서스 ES300h이다. 렉서스 ES300h는 2014년부터 꾸준히 TOP10을 지킬 정도로의 인기 모델이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2020년에 ES300h는 5,732대가 팔려 6위로 순위가 떨어지며 수요가 줄었지만, 2021년에는 다시 6,746대가 팔리며 2등의 자리에 올랐다.
렉서스 ES300h는 친환경성이 강조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ES300h는 정숙하면서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지니며, 모던한 디자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이번에 렉서스의 고공행진에 따라, 추후 출시될 렉서스 신형 NX도 많은 관심을 받을지 기대되고 있다.
TOP3는 BMW 520
원래 2위 브랜드 아니야?
판매량 3위는 BMW 520이다. BMW가 3위인 걸로 보아 일본 차에 밀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BMW는 작년에 총 6만 5,669대를 국내에 판매해 재작년에 비해 12.5% 증가한 성과를 내며 국내 수입차 브랜드 2위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BMW 520도 2019년에 수입차 판매량 5위, 2020년에 4위, 작년엔 6,548대로 3위를 기록하며 국내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스테디셀러이다.
BMW 520은 디젤 모델이기 때문에 반 친화 차량으로 핸디캡을 안고 있다. 그렇나, 520은 다이내믹한 주행감이 돋보이며,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에 대해서도 디자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TOP4·5·6은
다시 벤비아
판매량 4, 5, 6위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독일 브랜드 벤비아가 나란히 등수를 차지하였다. TOP4는 벤츠의 E 350 4MATIC이, TOP5는 BMW의 320이, TOP6은 아우디의 A6 45 TFSI가 각각 6,372대, 4,977대, 4,880대를 기록하였다. 아우디는 작년 베스트 셀링카 TOP10에 6위 차 하나만 올라와 있지만, 작년 아우디는 국내에 총 2만 5,615대를 판매하여 수입차 3위를 차지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벤츠 E 350 4MATIC은 상시 사륜구동으로 299 마력의 출격을 내는 자동차이다. BMW 320은 가솔린과 디젤로 구성이 되며, 달리기 성능이 뛰어난 스포츠 세단에 속한다. A6 45 TFSI는 아우디의 전형적인 비즈니스 세단으로 사륜구동 방식의 콰트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TOP7은
폭스바겐 제타?
판매량 7위는 4,794대가 판매된 폭스바겐의 Jetta 1.4 TSI이다. 재작년에는 폭스바겐 Tiguan 2.0 TDI가 8,631대가 팔리며 국내 수입차 2위를 기록하였지만, 올해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제타는 국내에서 2천만 원대 수입차 시대의 포문을 연 자동차였다. 국내 아반떼와 가격대가 겹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또한, 제타는 사전 계약 하루 만에 초도 물량 2,600대가 완판된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한편, 제타는 다운사이징을 통해 배기량은 낮추고 출력은 높였다는 점에서 연비 효율도 매우 뛰어난 차량이다.
TOP8과 TOP9는
여전히 강세인 BMW, 벤츠
판매량 8, 9위는 다시 BMW와 벤츠가 차지하였다. TOP8은 BMW 530e로 총 4,466대가 판매되었고, TOP9는 벤츠 S 580 4MATIC으로 총 3,883대가 판매되었다. BMW 530e와 벤츠 S 580 4MATIC은 각각 TOP10에 올라온 각 브랜드의 모델 중에서 가장 비싸다는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하다.
BMW 530e는 앞서 언급한 BMW의 두 모델과 달리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그렇기에 40대~5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으며 252마력의 선보인다. 530e의 가격은 8,140만 원부터 형성되어 있다. 벤츠 S 580 4MATIC은 플래그십 모델로서 503 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갖고 있는 럭셔리 세단이다. 벤츠 S 클래스는 값이 무려 2억 3,060만 원이지만, 한국 시장이 2위일 만큼 한국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TOP10은 픽업트럭 1위
쉐보레 콜로라도
판매량 10위는 쉐보레 콜로라도이다. 콜로라도는 지난해 총 3,754대가 판매되었으며, 지난 9월에는 전체 수입차 중 월간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하였다. 콜로라도의 이번 성과는 1위부터 9위까지 독일 브랜드들의 세단 모델들이 대거 자리 잡은 가운데 픽업트럭으로서는 의미가 깊다.
콜로라도의 적재함에는 스프레이온 베드 라이너가 코팅되어 있어 부식이나 손상될 우려가 없다. 또한 테일게이트가 부드럽게 열리는 이지 리프트와 로워 테일게이트, 물건을 싣고 내리기 편하게 해주는 코너 스텝, 어두운 곳에서 적재함을 비추는 카고 램프 등의 편의 옵션은 경쟁사 픽업트럭에 비해 콜로라도의 강점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 픽업트럭 운전자들이 꼭 알아야하지만 잘 모르는 것
“도로에서 진짜 자주 보이죠” 픽업트럭 운전자들 은근히 이거 잘 모릅니다
작년에도 벤츠는 베스트 셀링카 1위를 차지하고, 국내 수입차 브랜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브랜드 점유율 2위는 BMW이지만, 최근에 다시 불거진 BMW 화재 때문에 브랜드 신뢰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에서 벤츠의 위상을 더욱 올려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국수입차협회와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작년 7만 6,152대가 팔리면서 르쌍쉐를 이기고 국내 판매량 3위에 집계되기도 했다.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 판매량 3위에 오른 것은 작년이 최초였다. 벤츠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보복 소비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여느 수입차들에 비해 악재가 적었고, 신모델 출시 등으로 벤츠가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며 해외여행을 못 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급차인 벤츠로 수요가 몰렸다”라고 전했다. 올해 벤츠의 실적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