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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Feb 14. 2022

"결국 일본 재진출" 현대차, 이번엔 사고 한번 칠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실패를 거듭해야 성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단 한 번의 실패만으로도 고통스럽기에, 연이은 실패는 되도록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결과가 ‘처참한 실패’였다면, 다시 도전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최근 현대차는 오래전 말 그대로 ‘뼈아픈 실패’를 안겨주었던 일본 시장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번 진출 후 철수까지 감행했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놀라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과거 현대차는 왜 일본 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진출을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내막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다.

외제차보다는 국산차를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일본

앞서 언급했듯 일본 시장을 향한 현대차의 출사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를 기점으로, 현대차는 투싼과 쏘나타 등 4개의 차종으로 일본 시장으로 진출하였지만 이는 비참한 실패로 이어졌다. 이에 현대차는 2009년 일본 시장에서의 철수를 결정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철수’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일본 소비자들의 ‘보수적인 성향’이 꼽힌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일본 자동차 시장 내 외제차의 점유율은 5.4%에 불과하다. 그만큼 일본 소비자들은 자국의 차량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이다.  

일본차에 비해 뒤떨어졌던 품질 

경차 모델의 부재

과거 현대차 철수의 또 다른 이유로는 ‘뒤처진 품질과 기술력’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현대차는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는 제조사이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야기는 사뭇 달랐다. 당시 현대차는 일본차보다 품질과 기술력이 뒤처져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일본 시장에 내놓을 만한 경차 모델이 없었다는 점도 실패 원인 중 하나다. 일본 소비자들은 대체로 경차와 소형차를 선호하지만, 당시 현대차는 660cc의 일본 경차 규격에 맞는 모델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동아일보/ 현대차 일본 재진출

일본 시장 진출 이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모색 시도

과거 일본 소비자들의 성향과 저품질의 문제 등으로 고배를 마셨던 현대차는, 최근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대해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는 ‘지난 시간 동안 현대차는 다양한 형태로 일본 시장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고 밝히며 ‘재도전을 통해 자동차뿐만 아니라, 고객을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도 제공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다시 돌아온 현대차가 가지고 온 비장의 무기는 ‘새로운 판매 모델’이다. 현대차는 직접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대신, 일본 내 카셰어링 서비스인 애니카와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현대차를 구매한 일본 소비자는, 자신이 차량을 쓰지 않을 때 애니카 플랫폼을 통해 차량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차량 구매 시 모든 계약 절차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직영 판매 네트워크 없이 공유와 온라인 판매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계획임을 밝혔다.


→ 예상치도 못했던 결단 내린 현대차

일본 진출만은 절대 안 한다던 현대차, 결국 예상치도 못했던 결단 내렸다

현대차의 비장의 무기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차의 또 다른 비장의 무기는 바로 ‘친환경차’이다. 이번 일본 진출에서는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만 판매할 것임을 공고한 것이다. 현재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른 글로벌 제조사보다 한발 늦게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출시함으로써, 전기차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현대차의 선언은 이를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소개할 모델은 아이오닉5이다. 아이오닉5는 전기 준중형 SUV로, 현대차 자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72.6kW 급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18km이며, 가정에서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베타테스트를 위함이다? 

수소전기차 넥쏘

일본은 수소차를 테스트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현재 한국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듯이, 일본 정부는 수소차에 대한 보조금을 대거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에는 이미 수소차와 관련된 인프라가 또한 잘 구축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일본 시장 재진출의 이유로 ‘수소차를 테스트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그만큼 현대차가 ‘수소차’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실제로 현재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놓은 모델이 바로 넥쏘이다. 넥쏘는 현대차의 수소전기 중형 SUV이며, 약 5분 충전으로 82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 해외에서 일본차만큼 잘 나가는 현대차

죽어도 일본차는 못 넘어설거라던 현대차가 지금 미국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판매 모델과 친환경차 도입. 강산도 변화하는 10여 년 후, 현대차는 고심의 흔적이 담긴 무기들과 함께 다시 일본을 찾았다. 현대차는 더 이상 품질 면에서 일본차와 경쟁이 되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의 현대차’가 아님은 분명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국의 차량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 현대차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현대차의 행보를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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