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2일, 테슬라가 58만 대 규모의 리콜을 발표하였다. 테슬라는 2월에만 이미 4번의 리콜을 발표해 리콜 차량만 147만 대에 달한다. 작년 10월부터 계산한다면, 4개월 동안 리콜만 11번을 시행한 셈이다. 끊이지 않는 리콜 소식에 테슬라 차주들의 원성이 자자한 분위기다.
이번 테슬라의 리콜 사유는 자동차 경적 소리를 좋아하는 음악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점에 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은 “보행자가 음악 소리를 경적으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 정부 안전 기준을 위반했다”라며 리콜 지시를 내렸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리콜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데도, 테슬라의 평판은 끄떡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테슬라는 리콜 비용마저 거의 들지 않는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테슬라 2월에만
147만 대 리콜
테슬라는 2월 1일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문제로 5만 5천 대를 리콜하였다. 2월 3일에는 안전벨트 경고음 문제로 약 81만 7천 대를 리콜했다. 2월 9일에는 앞 유리 서리 제거 장치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2만 6,681대를 리콜했다.
그랬던 테슬라가 2월 10일 ‘붐박스’ 기능을 갖춘 차량 58만 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이번 리콜로 테슬라는 57만 8,607대의 테슬라 모델을 리콜한다고 밝혔으며, 리콜 대상은 2020~2022년형 모델S, 모델X, 모델Y와 2017~2022년형 모델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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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붐박스 기능이
문제라고 한다
이번 리콜 사유인 붐박스는 뭘까? 붐박스는 원하는 음악으로 자동차 경적 소리를 설정하는 기능이다. 안전과 직결되어 경고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경적을 음악으로 설정해버린 이 기능은 다소 비상식적이다. 한편, 테슬라는 앞서 주행 중 비디오 게임이 가능한 기능을 넣었던 적도 있기 때문에 이젠 이런 상황이 크게 어색하지도 않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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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미국도로교통안전국은 테슬라가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리콜을 시행하도록 조치하였다. 이에 테슬라는 주행, 중립, 후진 모드일 시에 붐박스 비활성화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원격으로
비용 없이 리콜한다?
3일에 한 번꼴로 리콜하는 테슬라. 일반 완성차 업체라면 집단 소송을 당하거나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주가 폭락 사태로 이어지지만, 테슬라는 그렇지 않다. 왜냐면 테슬라의 대부분의 결함들은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겼다면,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진행하면 돼서 리콜은 불과 2~3일이면 가능하다.
원격 리콜이 가능했던 것은 2012년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OTA라는 이름의 무선통신 기술 덕분이다. OTA는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 무선으로 접속하여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소프트웨어가 차량 대부분의 하드웨어를 통제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덕에 테슬라가 진행하는 OTA 리콜은 리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러나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해킹 경험한 적 있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통제하는 방식이기에 리콜 비용이 적게 드는 테슬라지만, 동시에 이런 부분이 테슬라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만약 테슬라의 소프트웨어가 해킹을 당하게 된다면, 해커 마음대로 테슬라 차량들을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 12일 독일의 19살 청년이 테슬라 전기차를 25대 해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는 당시 해킹으로 센트리 모드 비활성화, 도어 및 윈도우 열기, 키리스 드라이빙, 운전자 탑승 여부 조회 등이 가능했다고 언급하였다. OTA가 해킹당한다면 해당 차량 운전자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자동차 업체가 신경 써야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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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의 위험성
네티즌들의 반응은?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이다. “기계적인 결함도 무선 업데이트로 가능하냐? OTA 방식은 해킹에 취약한 거 아니냐?”, “테슬라도 운전과 관련된 부분은 아니었지만 해킹 당하긴 했다. 만약에 거기까지 뚫린다면 그야말로 완전히 장악당해서 기종 업체 차량보다 위험하다” 등이 그 예이다.
“애써 리콜이라 말하지만, 그냥 OTA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게 애플이 OS 업데이트하는 거랑 똑같지 않나? 기존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OTA한다고 시늉만 하지. 제대로 되는 것도 없다”, “제일 중요한 건 단순히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하면 해결되는 것만 리콜 대상이라는 거지” 등의 의견도 있었다.
기존의 완성차 제조업체들도 최근에서야 OTA를 탑재 중이다. 폭스바겐도 전기차에 OTA를 탑재했고, GM은 내년부터 넣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아이오닉5 등 2021년 이후 출시한 신차에 OTA를 넣고 있다.
자동차에 OTA가 탑재된다면 직접 정비소나 공장에 갈 필요 없어, 자동차 내 결함이 생겨도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하면 되니 빠르게 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려되는 것은 단연 소프트웨어 해킹 문제이다. 어느 누가 해킹을 시도해도 뚫리지 않을 만큼의 단단한 보안 체계를 설립하는 것이 각 자동차 회사들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