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다양한 자동차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자동차 시장을 차체 크기로 나눠볼까? 이럴 경우, 경차 시장, 준중형 차량 시장, 중형 차량 시장, 대형 차량 시장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해당 이야기를 굳이 꺼내는 이유가 있다. 이번 시간엔 경차 시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경차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작은 차체를 통한 편리한 운전? 아니면 공영주차장과 톨게이트 등의 다양한 할인 혜택? 정답은 없다. 경차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최근 들어 경차 시장에 대해 한 가지 이슈가 발생했다. 정부가 경차 유류세 환급 한도 금액을 더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경차 유류세 환급 금액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확대
최근 정부는 경차 유류세 환급 금액 한도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경차 유류세 환급 제도는 말 그대로 경차를 소유한 차주들이 소비한 유류세에 대해 일정 금액을 환급해 주는 제도다. 기존에는 환급 금액 한도가 연 최대 20만 원이었지만, 이번 정부 정책으로 연 최대 30만 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정책에 대해 정부는 서민과 자영업자 등의 유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라 밝혔다. 이로써 경차는 휘발유ㆍ경유는 리터당 250원을, LPG는 리터당 161원을 연 30만 원 한도로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단 LPG의 경우, 유류세율의 한시적 인하로 인해 오는 4월 30일까지는 리터당 128원만 환급된다.
유류세 환급 한도 인상에
현기차만 신났다?
해당 방침을 접한 네티즌들 중 일부는 “현대차와 기아만 신날 소식이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현재 현대차와 기아에서 경차인 캐스퍼와 레이, 모닝을 각각 출시하고 있다는 점은 알겠다. 그런데 경차가 현대차와 기아에서만 생산되고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쉐보레의 스파크도 있는데 말이다.
일부 네티즌들이 보인 “현대차와 기아만 신날 소식이다”라는 반응, 알고 보면 아주 틀린 말이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쉐보레의 경차, 스파크의 단종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케빈 켈리 GM 대변인은 쉐보레의 스파크와 스파크 액티브를 북미 시장에서 오는 8월까지만 판매하겠다 밝힌 적이 있다.
→ 기아가 최근 출시한 1인승 경차에 대한 정보
“국내 최초 아닌가요?” 기아가 굳이 1인승 자동차를 갑자기 만들어낸 이유
스파크가 단종되면
현대차·기아의 경차만 남는다
케빈 켈리 GM 대변인은 오는 8월 이후, 스파크와 스파크 액티브를 쉐보레 라인업에서 빠질 것이라 전했다. 단종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다. 이 발표는 곧 “한국에서도 스파크가 곧 단종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소문으로 변했다. 이에 한국 GM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국내에서 스파크가 생산될 예정이라 밝혔다.
북미 시장서 스파크가 단종되는 이유 중 하나가 새로운 CUV 차량 생산이다. 하지만 한국 GM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CUV 차량과 함께 공동생산 계획이 잡혀있는 상황”이라 밝혔다. 한국 GM의 한 관계자는 “창원 공장엔 다마스와 라보를 생산하던 설비와 인력이 있어 CUV와 스파크의 공동생산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 전했다.
2012년 20만 대나 팔았는데
작년엔 10만 대도 못 팔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시장에서 스파크가 연말까지는 생산된다 하더라도 짧게는 내년 중으로, 길게는 수년 안으로 단종되는 운명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스파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GM은 총 1만 7,227대의 스파크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37,9% 감소한 수치다.
사실 이는 스파크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경차 시장 자체가 계속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경차 시장은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기록하던 자동차 시장 중 하나였다. 2012년에는 국내 경차 판매량이 무려 20만 대를 훌쩍 넘길 정도였다. 하지만 2021년 기준, 국내 경차 시장은 9만 9,04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2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 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경차가 잘 나가는 이유
“캐스퍼가 잘 팔려?” 일본과 달리 한국 경차 시장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
너무 비싼 경차의 가격
하락세의 주된 원인
경차 시장의 하락세,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상품성과 가격이다. 현재 출시되는 경차들은 상품성에 비해 비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현대차에서 출시한 SUV형 경차, 캐스퍼의 경우를 살펴보자. 가장 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일부 옵션을 추가하면 2,000만 원이라는 금액을 넘어서게 된다.
기아의 모닝과 레이도 마찬가지다. 최고 트림에 일부 옵션을 추가하면 1,800만 원이라는 금액을 훌쩍 넘기게 된다. 물론 각 차량마다 중간 트림이 있다곤 하지만, 필요 옵션을 불필요하게 묶어 놓은 경우가 허다해 소비자가 원치 않아도 더욱 비싼 트림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상황이다.
덕분에 국내 소비자들은 비싼 돈을 지불하고 경차를 구매하지 않고 공간이 더 넓은 소형 SUV 차량으로 넘어가게 됐다. 스파크도 이런 국내 경차 시장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경차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각각 캐스퍼 2인승 밴 모델, 레이 1~2인승 밴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밴 모델 출시는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 경차 수요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10년 전, 그 시절의 부흥을 재현하기 위해 또 어떤 점이 필요할까? 결국 전동화일 것이다. 경차는 생각보다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양만 봐도 전동화의 필요성이 매우 큰 시장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 경차 시장에 전동화 바람이 부는 요즘, 국내 경차 시장 역시 전동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 중 일부를 경차로서 충족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