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7] 미루는건, 잘하고 싶다는 거야.

by 홍기자 입니다

멋드러지게 변명부터 들이밀어보는 나는

정말이지 프로미룸러다.

보통 미루다 미루다 죽음의 선까지 다다랐을때

아, 하자, 안되겠다. 울면서라도 하자.

이런 마음이 거의 기본 모드라 이젠 그냥 그런 마음이 드는 것 자체가 괴롭다.


보통 일을 끝까지 미루는 사람들은

그 일이 하기 싫은 것도 있겠지만, 더 나은 완성도를 위해 고민하다 미룬다는데

나는 딱히 그런 스타일은 아닌것 같고 그냥 진짜 하기가 싫어서 미루는거라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브런치 글도 그렇다.

얼렁뚱땅 개소리라도 채워넣으면 되는,

숙제도, 진짜 발제도 아닌 일인데도

이마저도 일단 미루고 보자는 내 마음이 너무 놀랍다.

한결같은 점에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월요일자 기사를 써야한다.

요즘 뭐든 대충대충병에 걸려서 발제 내용들이 다 시원찮아서 그런지

이번엔 1면 배치 기사가 하나도 없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주목받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다.

내 기사가 더 많이 읽혔으면 했고

내 기사를 보고 다른 기자들이 자괴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는데

내 실력에 비해 너무 과한 욕심이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 중이다.


부끄럽지나 않은 글을 쓰고 싶은데

지금은 약간 부끄럽기까지 하니까

어째야 하나 싶다.


잔말말고 보도자료나 처리하자.

보도자료라도, 처리하자.

가끔은 좀 못하는 날도 있는거지.

어떻게 내가 매번 잘하겠어.

(무려 매번 잘한 적도 없다)


매일매일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고군분투중인 나에게 오늘은 다독다독 온기를 보낸다.


애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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