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윤석열이 하릴없이 한살을 깎아 주는 바람에
이제 겨우 서른해 하고도 7년을 꽉 채워 살았네.
죽겠다고 울고 불고 하던
친구하나 없던 네가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 서른일곱살의 삶도 살게 됐네.
거봐, 존나 버티면 된다니까.
올해 생일은 어땠어?
그냥 사실 늘 그렇잖아.
축하 해줄 만한 사람이 축하해주고
축하 안할 애들은 내가 죽어도 장례식 안올거고.
너무 서운해하지 마.
인간사가 다 그런거야.
그리고 생일 이런거 뭐 큰 의미 없잖아.
다들 하루씩은 쟁이고 있는게 생일인걸.
그래도, 서운한 마음이 있다면
그냥 마음에서 잘 보내드려.
그리고 너도 먹고사느라 누구 못챙기는 날 많잖아.
그냥 그렇다고 해.
무주상보시.
줬어도 줬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듯이
받았으면, 고마운거고
내가 줬는데 못받았어도, 그럴 수도 있는거야.
우리 모두 서로에게 빚지며 퉁치고 사는걸.
끝내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축하인지, 그냥 품앗이인지 모를 연락을 받는
생일날이 되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감사, 그러고 살자.
누군가를 미워하기 위해 내 마음 한칸을 내어주는게
얼마나 바보같아.
다른거 다 필요없고, 니가 힘들잖아.
니가 힘들일을 니가 왜 만들어. 그러지 마.
그냥 그런갑다 하고 사는거야
다들 그러고 산대.
좋아하는 사람이랑은 좋은날 보냈어?
그랬다고 해두자.
그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두자.
그런 마음을 내어준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사실은 기적이라는 걸
잊지 말고 지내자.
또 무슨 말이 하고 싶더라.
살면서 생일파티 한번 못해봤었잖아.
그런걸 엄마가 안해줬었잖아.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그런 문화에 익숙하지도 않고
누가 내 생일이라고 밥사준다는 얘기도 별로 못듣고 살았는데
오늘은 K기자랑 H기자가 나 밥사준다며 연차인데도 와줬잖아.
그게 어디야.
그런 호사를 내가 언제 누려밨어. 없었지.
그런 것만 기억하자.
빚진 마음, 괴로운 마음, 서운한 마음 같은건
흐린눈 해보고
고마운 것만, 감사한 것만, 좋았던 것만 기억하자.
정말 그런것만 기억하자.
왜냐면,
그러려고 죽지 않고 살아왔으니까.
그렇게 살라고 기회가 주어졌으니까.
그래, 서른일곱번째 생일을 축하해,
조금 구차하고 찌질하지만, 그럭저럭 살아낸 것을 말이야.
생일 축하해, 나 자신아.